[MBN스타 남우정 기자] 김은숙 작가의 쫄깃한 대사가 캐릭터의 매력까지 배가시키는 마법을 부리고 있다.
국내 드라마 작가 중 로맨틱 코미디의 1인자라고 하면 김은숙을 떠올릴 것이다. ‘식상하다’, ‘자기 복제다’라는 혹평도 있지만 김은숙 작가의 마법은 이번에도 통했다.
최근 방영중인 SBS 수목드라마 ‘상속자들’은 초반 예상외의 적수 KBS2 ‘비밀’을 만나 시청률 2위로 안착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상승하는 시청률과 더불어 여심을 사로잡는 캐릭터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그간 김 작가의 작품에서 남자 배우들 해왔던 오글거리면서도 톡톡 튀는 대사는 ‘상속자들’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반환점을 돈 ‘상속자들’은 “나 너 좋아하냐?”같은 허를 찌르는 반전 대사로 여심을 사로잡았고 김우빈이 연기하는 최영도의 말 한 마디 한마디가 화제가 되어 어록까지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사진=SBS |
김 작가가 가장 유행시킨 대사는 바로 ‘파리의 연인’ 속 박신양이 한 “애기야 가자”, “왜 말을 못해. 이 남자가 내 사람이다”다. 실상에서 오그라들어 사용도 못할 것 같지만 드라마 인기와 함께 곳곳에서 패러디로까지 등장했다.
‘시크릿 가든’에선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이게 이태리 장인이 한 땀 한 땀 뜬 트레이닝 복이야”, “길라임(하지원 분)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예뻤나?”등의 대사를 통해 차갑지만 좋아하는 사람에겐 적극적인 재벌남 김주원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 냈다.
김 작가의 명대사는 로맨틱 코미디에서만 한정된 게 아니다. 정치와 로맨스가 결합된 ‘시티홀’, 방송가를 직접적으로 다룬 ‘온에어’에서도 세태를 반영하는 대사들이 등장했다. “개그 프로는 왜 보나 몰라. 뉴스가 더 웃긴데”, “대상에 공동이 어디있어? 이게 개근상이야?”라는 돌직구를 날렸다.
장동건의 브라운관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신사의 품격’은 명대사도 모자라 말투를 만들기까지 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잘라 버린 채 자기 의견을 말하는 김도진의 ‘걸로체’는 그의 까칠한 성격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사진=SBS ‘상속자들’ 방송캡처 |
박신양, 현빈, 이종혁 등이 완벽한 소화력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받았던 것처럼 이번 ‘상속자들’에선 김우빈이 김은숙 작가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김우빈은 전학 온 박신혜에게 “이러니 내가 관심이 생겨 안 생겨?”, “넌 오늘부터 내꺼야”라고 장난스럽게 속내를 드러내는가 하면 연적인 이민호를 향해 “뭘 또 이렇게 받아쳐?
대사 하나에도 생동감을 불러일으키는 김은숙 작가의 마법이 드라마의 재미는 물론 새로운 스타를 발견하는 재미까지 더해주고 있는 셈이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