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분명 아버지 덕을 보긴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최근 스타2세들의 활약이 도드라지는 가운데, 실제 스타2세의 하루를 살피기 위해 배우 故 박노식과 배우 박준규에 이어 3대째 연예계 활동을 준비 중인 박종찬의 소속사 DSP 미디어 사옥을 찾았다. 주말 오후, 친구들과 한창 뛰어 놀아야 할 시간 연습실에는 노래 소리와 땀 냄새가 가득했다. 연습에 한창이던 박종찬과 잠시 숨을 돌릴 겸 티타임을 가졌다. 그는 땀을 닦으며 자리에 앉아 시원한 음료를 한잔 들이키더니 그제야 입을 열었다.
“2002년 아버지가 ‘야인시대’에서 쌍칼 역을 맡았을 때 촬영장 구경을 간 적이 있었어요.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자랐고, 현장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 ‘배우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아버지에게 바로 말씀 드렸는데 정말 기뻐하시더라고요.”
사진=DSP미디어 제공 |
보통 스타들이 방송을 통해 자신의 자녀는 연예인 아닌 평범한 사람이 되길 원한다는 뜻을 내비치곤 했다. 하지만 박준규는 달랐다.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만큼 좋은 직업은 없다며 “배우는 정말 좋은 직업”이라고 말해왔다.
아버지의 조언이 아니었어도 배우는 그에게 최고의 직업이었다. 막연한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그는 예고 시험을 봤지만 터무니없이 낮은 내신 성적 때문에 심사위원들에게 혼만 나고 나왔다고. 덕분에 그는 이를 악물고 연극 동아리, 밴드 동아리 등에서 활동했고, 고등학교부터 연기 학원을 다니며 정기적으로 공연에 오르는 등 구체적으로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발돋움을 했다.
2010년과 2011년 뮤지컬 ‘풋루스 비트업’에 출연하고, 2012년 영화 ‘여름방학’의 주연으로 출연하는 등 꾸준히, 그리고 차근차근 배우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바라보는 눈은 그저 ‘박준규 아들’에 그쳤다.
“제가 생각해도 지금 당장은 제가 예쁨 받아야 할 이유가 없는 것 같아요. 뭔가를 사람들 앞에서 보여준 게 없으니까요. 항상 박준규의 아들로 방송에 나간 것이 전부니까요. 아버지에게 부담스럽다고 말을 한 적도 있고, 정식 데뷔를 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힘들다고 말한 적도 있어요. 아버지도 제 의견을 존중해주시고요. 스타 2세가 방송에 많이 나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 것 같아요. 항상 보고 듣는 것들이 배우의 삶이니까요. 자연스럽게 배우에 대한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죠.”
스타 2세라는 이름은 방송 출연을 수월하게 해주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다. 아빠 박준규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함께 등장하는 부분이 대부분이다. 4월 JTBC ‘신화방송’, 알바천국 CF 촬영, 10월 KBS2 ‘맘마미아’ SBS ‘맨발의 친구들’ 등을 비롯해 2014년 개봉 예정인 영화 ‘모범생’에서도 태성 역으로 아빠 박준규와 함께 출연한다.
아버지의 덕을 보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는 당연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버지의 덕만 본다”며 스타2세라는 이름 때문에 이유 없이 욕을 먹기도 하고, 앞뒤 상황은 보지도 않고 손가락질하기 일쑤다. 특히 박종찬의 경우 아버지 박준규에 할아버지인 故박노식의 이름까지 들먹여 가며 험한 말들을 늘어놓는다.
“사실 너무 속상했어요. 고등학생 때부터 TV프로그램에 많이 나가곤 했는데, 그때마다 기사가 뜨면 댓글에 거의 욕밖에 없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내가 뭘 했다고 이렇게 욕을 먹어야 하지’라는 생각도 했고, 억울하고 답답하기도 했죠. 오히려 데뷔를 하고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을 때라면 태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기엔 제가 지금 아무것도 아니고 자신감이 없어서…그냥 ‘조금만 기다리자’는 마음가짐이에요.”
사진=DSP미디어 제공(왼쪽부터 박종찬- 동생 박종혁) |
학창시절에도 그는 ‘박준규 아들’ ‘쌍칼 아들’ ‘연예인 아들’로 불렸다고 하소연 했다. 배우의 꿈을 꾸고 있는 그로서는 자신의 이름이 불리지 않는 것에 대한 고충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담담한척, 당당한척, 아무렇지 않은 척했고 “아마 평생 ‘척’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꿈은 ‘박준규 아들 박종찬’이 아닌 ‘박종찬의 아버지 박준규’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아버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사람들의 이유 없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연습뿐이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그는 연기에서 만큼은 인정을 받고 싶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앞만 보고 있어요. 제가 그리고 있는 그림은 스크린이 됐든, 브라운관이 됐든,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아 연기 못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쯤 뮤지컬도 하고 싶어요. 뮤지컬 배우로서도 티켓파워가 있는 배우이고 싶어요. 지금은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있어요. 춤 연습, 노래 연습도 하고 있어요. 꼭 뮤지컬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배우도 뻣뻣하면 안 된다’고 아버지가 늘 말씀하셨어요.”
박종찬은 회사에서 진행되는 월말 평가에서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다. 배우의 꿈을 꾸고 있다지만 노래 실력도 상당했다. 또 부끄러워하던 모습과는 달리 음악이 나오자 언제 그랬냐는 듯 진지한 표정으로 감정 이입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단, 춤에 있어서는 “다음에 조금 더 연습을 한 이후에 보여주겠다”는 애교 섞인 말을 내뱉으며 한사코 공개를 거부했다.
“예능프로그램도 좋고 다 좋지만, 제 연기와 노래를 보여드릴 수 있는 자리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아버지 덕을 보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아버지 덕‘만’ 보는 건 아니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거든요.”
◇아래는 박종찬의 하루 일과 및 출연 프로그램
오후 1시 연습실 출근 -> 보컬 및 댄스, 연기 레슨 -> 개인연습 -> 밤 10~11시 퇴근
(학교 수업이 있을 때는 유동적으로 시간 조율해 움직임)
2014년 - 영화 <모범생> 준비중 - 태성 역
2013년 11월 – 한밤의 TV연예 <연예계 상속자들> 편
2013년 11월 – KBS굿모닝 대한민국 인터뷰
2013년 10월 – SBS 맨발의 친구들
2013년 10월 R
2013년 9월 – OBS 플러스 인터뷰
2013년 8월 – YTN스타 인터뷰
2013년 5월 – KBS 연예가중계 인터뷰
2013년 4월 – 알바천국 CF 촬영
2013년 4월 – JTBC 신화방송
2013년 4월 - DSP미디어 전속계약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