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고개를 숙이고, 힘겹게 연 입으로는 “죄송하다”는 말만 연거푸 쏟아냈다.
6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526호 법정(형사 14단독·신명희 재판장)에서 불법 도박 관련 첫 공판이 열렸다. 이날 이수근(38), 가수 탁재훈(45·본명 배성우), 가수 토니안(35·본명 안승호)이 각각 수개월의 징역형과 집행유예 2년을 구형받았다.
개정 시작 한참 전부터 현장에는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법정 안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취재 열기는 최근까지 방송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이들의 불법 도박 사건의 충격을 고스란히 대변하고 있었다.
공판 시작 전, 이수근과 탁재훈, 토니안은 고개를 떨어뜨린 채 법정에 들어섰다. 재판부는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으로 첫 공판의 시작을 알렸다. 토니안이 본인 확인을 하자 다음 차례인 이수근은 만감이 교차하는 눈물을 훔쳤다.
이들의 행동은 일관됐다. 얼굴을 보기 힘들 정도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은 기본이고, 힘겨운 듯 입을 열고는 “후회한다”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수근은 “첫 기사가 나고 20일 가량이 지나는 동안 ‘이 모든 것이 꿈이었으면’이라는 생각을 했다. 깊이 반성하고 뉘우친다”며 고개를 90도로 숙여 사죄했고, 탁재훈은 “지그도 많이 후회하고 있다. 선처를 부탁한다. 좋은 모습으로 열심히 봉사하고 살겠다”고 말했다.
토니안 역시 “내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지난 몇 달간 내 스스로 너무 부끄러웠고 팬들에게도 죄송한 마음이다. 다시는 이러한 실수가 없도록 반성하고 성실하게 살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세 연예인들의 변론이 끝나자 검찰은 2008년 12월부터 2011년 6월까지 3억7000만원을 가량을 쓴 이수근에게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2009년 5월부터 2012년 3월까지 4억 원 가량을 쏟아 부은 토니안에게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2008년 2월부터 2011년 4월까지 2억 9000만원 상당을 쏟은 탁재훈에게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각각 구형했다.
일단 분위기는 이들은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뜻을 강력하게 어필했기 때문에 이번 구형 역시 겸허히 받아들이는 듯 보였다.
공판이 끝나자 취재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차량에 오르기 전 취재진과 마주한 이수근은 최근 불거진 경찰 접대설과 관련해서도 “사실 무근”이라고 강조했으며 다시 한 번 불법 도박 혐의에 대해 고개를 숙였으며, 토니안 역시 숙인 고개를 들지 못했다.
(왼쪽부터) 탁재훈-이수근-토니안. 사진=이현지 기자 |
한편 이수근과 탁재훈, 토니안은 휴대전화로 해외 스포츠 경기의 예상 승리 팀에 돈을 거는 이른바 ‘맞대기 도박’ 및 불법 인터넷 스포츠토토에 수억 원의 돈을 쏟아부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의 혐의에 대한 선고
이밖에도 이번 ‘불법 도박 연예인 사건’에 약식 기소된 방송인 붐(31·본명 이민호), 그룹 신화 앤디(32·본명 이선호), 개그맨 양세형은 규모와 횟수가 작아 지난달 14일 각각 벌금형에 처해졌다. 붐과 앤디는 벌금 500만 원, 양세형은 300만 원의 벌금이 명령됐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