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노래 잘하고 춤만 잘 추는 아이돌이 어느 순간 환영받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아이돌이 스크린과 브라운관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가고 있는 오래됐다.
특히 이들 중에는 촬영 현장 분위기가 빠르게 변하는 드라마 보다는 좀 더 고생하겠지만 선배들과 협력해 연기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스크린 진출을 노리는 아이돌이 적지 않다.
물론 자연스러운 연기와 시선처리, 감정 표현으로 신인 배우 자리를 위협하는 이들도 있지만, 보는 관객들의 손과 발을 오그라들게 만드는 발연기와 어색한 말투 등으로 당혹스러움을 안기는 이들도 있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관객들의 눈에 들어온 또는 들어올 아이돌을 정리해보자.
그룹 FT아일랜드 이홍기가 2013년 아이돌의 스크린 나들이 포문을 열었다. 그는 5월 30일 개봉한 영화 ‘뜨거운 안녕’에서 폭행 사건에 휘말려 호스피스 병동으로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트러블 메이커 아이돌 가수 충의 역을 맡았다. 이미 다양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인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활약을 예고했지만 4만7105명의 누적 관객수를 동원, 저조한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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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포스터 |
8월에는 2AM 진운과 카라 한승연이 애니메이션 ‘에픽-숲속의 전설’에서 각각 MK와 노드 목소리 연기로 또 다른 변신을 알렸다.
10월 24일에는 엠블랙 이준이 ‘배우는 배우다’로 30일에는 소녀시대 유리와 달샤벳 아영이 ‘노브레싱’으로 스크린에 등장했다. 이준은 이번 작품에서 한순간에 정상에 오르지만 또 다시 타락의 길을 맞이하는 배우 오영 역을 맡았다. 특히 아이돌 사상 파격 노출과 베드신으로 개봉 전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영화가 개봉되고 노출보다 더 돋보이는 연기력으로 과거 ‘닌자어쌔신’ 10대 라이조, ‘노미오와 줄리엣’ 노미오 목소리 연기 경험을 십분 발휘했다.
유리와 아영은 서인국 이종석 주연의 ‘노브레싱’에 정은, 세미 역으로 출연했다. 스크린 데뷔작이고 두 명의 걸그룹이 동시에 출연해 대활약을 예고했지만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그저 서인국과 이종석만 돋보였다.
11월에는 빅뱅 최승현과 2PM 옥택연이 각각 ‘동창생’ ‘결혼전야’로 스크린 나들이에 나섰다. 최승현은 이미 ‘포화 속으로’에서 보인 연기에 조금 더 섬세해진 눈빛 연기로 리명훈 역을 열연했다. 104만8280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하며 조금은 기대 이하의 흥행 성적을 보였지만 조성하, 김유정, 한예리 등 등장인물과의 호흡과 최승현의 액션, 동생을 지키기 위한 사투로 여성 팬들을 자극하기는 했다.
옥택연은 ‘결혼전야’에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원철로 분해 이연희와 호흡을 맞췄다. 스타 쉐프라는 캐릭터 특성상 부드럽게 요리하거나 자신의 여자를 위해 진심을 포기하는 순정으로 여성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짐승돌과는 또 다른 모습이 신선함까지 안겼다. 그러나 여러 배우가 대거 등장하는 ‘결혼전야’에서 옥택연에게만 관객의 시선이 쏠리지는 않아 스크린 데뷔치고는 조금은 아쉽다.
아이돌의 스크린 진출이 폭발적인 초반 관심과 달리 막상 베일을 벗으면 흥행 성적, 기대치 부분에서 조금 미약할 때쯤, 제국의아이들 임시완이 ‘변호인’ 속 진우로 등장해 모두의 만족을 이끌어냈다. 특히 임시완은 송강호, 곽도원, 김영애, 오달수 등 연기파 대선배들과 호흡했음에도 전혀 기죽지 않는 자신감과 어색하지 않은 연기, 보는 이까지 고통스럽게 만드는 고문 열연으로 감탄을 안겼다. 모두의 조합이 잘 어우러졌기에 ‘변호인’은 1137만5954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 천만 관객 돌파라는 쾌거를 누렸다.
이외에도 엑소 수호와 에이핑크 정은지는 애니메이션 ‘세이빙 산타’에서 버나드, 샤이니 목소리 연기를 선보였다.
그 후 2014년 1월 B1A4 진영이 ‘수상한 그녀’에서 철부지 손자 반지하 역을 맡아 눈도장을 찍었고 4월에는 보아가 ‘메이크 유어 무브’로 댄스와 연기를 동시에 선보였다.
헬로비너스 유영과 서프라이즈 공명은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로 각자의 매력을 발산했다. 공명은 서프라이즈 내 영화담당답게 제67회 칸 국제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도희야’로도 관객을 만났다. 비록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가 많은 관객을 불러 모으지 못했지만 두 사람의 열연은 돋보였고 다양한 캐릭터의 향연은 볼거리를 전했다.
에프엑스 설리는 8월 6일 개봉예정인 ‘해적-바다로 간 산적’으로 가수 아닌 배우로서 도전장을 내민다. 흑묘 역을 맡아 무대 위 독특하고 깜찍한 모습과는 다른 변신을 알린다. 그러나 돌연 활동 중단 의사를 표현, 영화 홍보는 물론 에프엑스로서도 활동하지 않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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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포스터 |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