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지난 2014년 한국 영화 관객수는 1억20만 명을 기록했다. 3년 연속 1억 명을 넘어선 기록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한국 영화를 관람한 평균 관람횟수는 1인당 1.95회, 지난해에 이어 3년 연속 1인당 2회에 달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1억 관객 돌파에는 ‘명량’의 영향력이 컸다. ‘명량’은 성웅 이순신의 애국심과 리더십을 그린 작품으로 10대 청소년과 중장년층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1761만 명, 극장 매출액 1357억 원을 기록했다. 한 해 동안 든 관객 1억 명 중 무려 17%가 ‘명량’이 가져간 것이다.
하지만 흥행순위 5위에 오른 영화들의 관객 동원력을 보면 ‘한국 영화 관객 1억 명 돌파’라는 타이틀이 웃을 일 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관객 866만 명을 기록한 ‘수상한 그녀’와 관객 867만 명을 끌어 모은 ‘해적: 바다로 간 산적’, 2013년 개봉해 지난해 동안에만 569만 관객을 동원한 지난해 개봉작 ‘변호인’, 관객 477만 명이 든 ‘군도: 민란의 시대’, 그리고 ‘명량’까지 5위권 영화들이 총 1억 명을 100%라고 했을 때, 거의 50%에 해당되는 4539만 명의 관객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특정 영화가 관객을 독식했다는 것이다. 관객 100만 명을 동원한 영화의 수를 보면 전체 관객이 얼마나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관객 1억 명 돌파의 시작점이 된 2012년 100만 명을 기록한 영화는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부터 ‘도둑들’까지 총 32편에 달한다. 또 2013년에는 ‘동창생’부터 ‘7번방의 선물’까지 총 31편으로 전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1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크게 줄었다. ‘슬로우 비디오’를 비롯해 ‘명량’ ‘국제시장’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기술자들’ 등이 그 주인공으로 25편 가량이 전부. 즉, 지난 2년과 비교해봤을 때 영화의 빈부격차가 심하게 벌어졌음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1억 명 돌파 시점은 지난해 12월23일로 2013년 1억 돌파 시점인 10월4일보다 81일이나 늦었다. 이는 100만 영화의 폭락이 미친 영향을 무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특정 영화의 흥행 독식은 결코 한국 영화 관객수의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것을 드러내는 지표이기도 하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