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방송 시청 환경이 20년동안 급속하게 변화했다. 동영상을 링크할 수 있는 사이트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게이트가 형성됐고, 2000년 초에는 케이블채널과 종합편성채널이 튀어나와 지상파의 시청률을 분산시켰다. 그로 인해 본방송 시청만으로 집계되는 시청률이 실정에 맞느냐는 물음이 자연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그렇다면 국내 시청률 조사기관의 생각은 어떨까. 시청률 조사회사 중 권위 있는 닐슨코리아의 황성연 부장에게 시청률 집계부터 앞으로 나아갈 방향까지 시청률에 관한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 시청률 집계의 역사, 어떻게 변했나
Q. 시청 환경에 따른 시청률 집계 방법은 어떻게 변화했나요?
-우리나라의 시청률은 현재와 같은 피플미터기(People meter) 방식으로 시작돼 현재와 그렇게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방송환경변화에 따라 측정하는 방식이 개선되고 발전될 뿐이죠.
피플미터기 방식이란 개별 시청자 시청 기록을 수집하는 형식인데요. 미국의 경우 여러 명의 응답원이 동일시간에 전화해 시청채널을 물어 취합하는 전화조사에서 시작해 15분 단위로 시청을 기록하는 시청일기(viewing diary), 가구의 시청기록만 기계식으로 측정하는 하우스홀드미터(household meter)를 거쳐 지금의 피플미터기로 발전했죠.
Q. 그렇다면 시청률 집계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시청률은 패널의 시청기록을 통해 모집단의 시청을 추정하는 자료입니다. 따라서 시청률 조사는 크게 2가지 부분에서 이루어지죠. 먼저 모집단의 수를 결정하기 위해 우리나라 내국인수와 일반가구수를 인구센서스를 통해 설정한 뒤 각 가구가 TV를 시청하는 방식을 추정하기 위해 시청환경조사(기초조사)를 실시합니다. TV대수, 가족수, 시청플랫폼 등을 조사해 모집단의 특성을 추정하는 거죠.
추정된 모집단의 특성을 표집틀로 만들면 이에 부합하는 패널가구를 선정합니다. 선정된 패널가구에 시청률 조사기기를 설치하고, 이들의 시청기록을 수집한 후, 다시 모집단에 맞추어 추정하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추정된 자료를 바탕으로 각 채널별 시청률을 산출하고, 여기에 프로그램 광고 등의 방영정보를 추가하여 시청률을 집계합니다.
Q. 그렇다면 모집단은 어떤 기준으로 만들어지나요?
-시청률 모집단은 가장 유사한 특성의 패널 가구를 선정하려고 노력합니다. 조사하는 지역, TV대수, 가족수, 방송 플랫폼 등이 기준이 되죠. 다만 패널 가구가 될 수 없는 가구도 있는데요. 상업시설 TV라든가, 가게와 연결된 주택, 공유시설물도 제외됩니다. 또한 일반가구이어도 방송산업관계자와 조사회사 관계자는 제외됩니다.
◇ 시청률 하향평준화, 정말 재미없어서 그런 걸까
Q. 과거 드라마들은 6-70% 시청률을 찍으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요즘 프로그램은 현저히 낮은 수치, 정말 재미없어서 그런 걸까요?
-TV시청은 매우 민감한 행위입니다. 우선 집에 있는 TV로 시청하기 때문에 여가시간의 크기, 특히 귀가시간과 집에 있는 시간에 영향을 받습니다. 우리 사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다양한 여가활동이 가능해졌고 TV시청이 여가 우선순위에서 자연스럽게 뒤로 밀리지 않았나요? 더욱이 비실시간 서비스의 증가로 굳이 방송시간에 TV앞에 앉지 않아도 얼마든지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에 접근이 가능한 상황이라 시청률이 하향평준화된 거죠. 재미가 없어서는 아닙니다.
Q. 그렇다면 요즘은 시청률이 어느 정도 나와야 흥행했다 볼 수 있나요?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기가 어렵죠. 그만큼 방송을 시청하는 방식이 다양해졌으니까요. 예전에는 TV앞에 같은 시각 모인 사람의 수가 커서 시청률이 높았고 그것만으로 충분히 프로그램의 흥행을 설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잖아요? 명확한 기준점을 잡기는 매우 어렵고요. 좀 더 많은 시청행위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다시 분석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 종류 늘어난 시청률, 뭘 믿어야 하나?
Q. 시청률에 대한 공신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매우 어려운 질문이지만 하나만 말씀드리면, 우리나라에서 시행되는 많은 조사 가운데서 유일하게 매년 4개월 이상의 검증을 받고, 보고서가 제출되는 조사입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 광고비 집행의 기준, 화폐로 작동하는 것이겠지요.
Q. 시청률이 그만큼 프로그램에 끼치는 영향이 큰 건가요?
-대부분의 방송사가 광고비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시청자의 수와 질적인 특성은 방송사 수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광고주 입장에서 자신의 광고를 보다 많은 사람이 보길 원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겠죠? 나머지 제작비 등의 문제는 시청률의 문제보다 방송사의 정책적 판단의 문제라 생각합니다.
Q. 프로그램에 큰 영향을 끼치는 시청률, 현재에도 시청률 기준이 닐슨 외에도 TmNs, 콘텐츠 공유지수 등 굉장히 많은데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생각하나요?
-시청률은 피플미터기와 패널로 운영되기 때문에 상당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사업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다만 저희도 차별화를 모색하고 잇는데요. 실시간 시청은 개념적으로 무리가 없지만, 다운로드나 VOD처럼 시간으로부터 벗어난 시청행태를 시청률로 산정하는 것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일단 저희는 실시간과 비실시간으로 구분하고 개별로 산출한 뒤, 다시 하나로 합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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