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현장토크쇼, 택시’(이하 ‘택시’)의 장수 비결은 인간미 넘치는 MC들과 ‘택시’만의 편안함이었다.
‘택시’는 2007년 9월 방송을 시작한 명실상부 케이블 방송사의 최장수 토크 프로그램이다. 무려 7년이나 역사를 이어온 ‘택시’는 게스트들이 택시에 탑승해 토크를 펼치는 독특한 콘셉트로 주목을 받았다. 관객과 MC들, 패널들과 게스트들이 착석하는 스튜디오 촬영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렇게 색다른데도 7년이나 프로그램이 유지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이에 이재현 PD와 전화인터뷰를 통해 ‘택시’의 매력을 짚어봤다.
↑ 사진제공=CJ E&M |
◇ 택시, 그 속이 궁금하다
이재현 PD는 ‘택시’의 스튜디오인 택시 안의 구조부터 설명했다. 이 PD의 말에 따르면, 일단 택시의 각 좌석에 노출이 안 되는 범위에 카메라들이 설치돼 있다. 그리고 택시 뒤에 제작진 버스가 따라 붙는다. 촬영이 시작되면 안의 상황과는 단절되기 때문에, 제작진은 버스에서 안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최소한의 개입을 위해 프롬프터를 설치한다. 자막을 보이게끔 하는 프롬프터가 제작진의 지시 사항 등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한다.
작년 12월 말에 방송한 홍콩 특집과 같은 해외 특집은 이 구조를 그대로 옮겨왔다고 보면 된다. 이재현 PD는 “해외 특집 같은 경우는 한국 택시 안에 있는 장비를 전부 떼서 그대로 옮겨가고, 현지의 차량을 렌트해 그 장비들을 이용해 한국 택시 안의 환경을 재현해낸다”고 말했다. 이 PD는 “어떤 차를 이용하든 내부의 시스템은 똑같다. MC 분들의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셔서 진행도 한국과 흡사한 페이스를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촬영본에서는 MC 오만석이 운전을 하는 것과 달리, 해외 촬영 때에는 운전수가 따로 배치되는 이유도 설명했다. 이 PD는 “현지 교통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표지판도 다르고, 차선도 다른 경우가 있다”고 그 이유를 꼽았다. 또 ‘택시’는 중간에 게스트가 내리고, 누가 택시에 탑승하는 등 돌발성이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것도 작용했다. 이 PD는 “이런 돌발성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교통 환경에서 MC분들이 운전을 하시면 사고의 위험이 있을 수 있어 그런 조취를 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안전에 대해서는 만반의 준비를 한다. 이 PD는 “착석하시는 모든 분들에 대한 자동차 보험이 필수적으로 가입된다”고 말하며 특히 안전에 신경쓰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평소 차량을 운전하는 오만석의 운전 실력은 어떨까. 이 PD는 “오만석 씨의 운전 실력은 촬영 이전의 차량 이동 때에도 본인이 나서서 ‘내가 운전 할게’하고 나설 정도”라고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이재현 PD는 “토크를 하면서 운전도 하는 오만석 씨의 고충은 또 있다”며 “안에 조명이 굉장히 밝다. 운전석에도 조명이 있기 때문에 시야가 좋지 않다. 그래서 오만석 씨가 고생을 하신다”고 미안함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 PD는 “그런 환경에서도 카메라 앞에서 웃으면서 촬영하는 걸 보면 운전 실력이 좋으신 것 같다”는 유쾌한 대답으로 ‘오만석 운전 능력’에 대한 평가를 내렸다.
◇ ‘택시’의 힘? MC들의 힘
‘택시’의 두 MC인 이영자, 오만석의 호흡에 대해 이재현 PD는 “‘택시’ 촬영 자체가 제작진과 단절돼 있다 보니 MC 분들의 역량이 정말 중요하다. 단절 정도는 모든 게스트들이 택시에 탑승하고 첫 마디가 ‘정말 우리 밖에 없다’는 것일 정도”라고 입을 열었다.
이 PD는 “이영자 씨와 오만석 씨는 게스트 분들에 대해서 공부를 정말 많이 해온다. 두 분 다 원래 인간적인 관심이 많아서 게스트 분들의 면면을 미리 살펴보고 오시기 때문에 제작진이 거의 개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대화가 막힌다거나 그런 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영자 씨는 워낙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으신 분이고, 오만석 씨는 지금까지의 역대 MC중 이영자 씨와 가장 호흡이 잘 맞는 MC 아닐까 생각해본다. 서로 간의 대화 공백 없이, 게스트들이 자신 얘기를 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지 않게끔 해주신다”며 “두 분 다 ‘택시’에 대한 애착이 엄청나다”고 MC들의 열정을 전했다.
↑ 사진=택시 방송 캡처 |
‘택시’는 다른 프로그램들보다 제작진과 MC의 교류가 활발한 편이다. 이재현 PD는 “일단 특집 회의를 MC분들과 함께 한다. 구성 회의를 먼저 하고 그 콘셉트에 부합하는 분들을 섭외하려고 노력한다. MC분들께서 아이디어를 많이 주고, MC분들과 미팅도 많다”고 분위기를 전하며 “본인들이 프로그램에 대한 애착도가 높다보니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제작진이 오히려 ‘이 분들을 실망시켜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가짐을 들게 할 정도다. 그리고 항상 MC분들도 저희를 실망시킨 적이 없다. 서로 신뢰 관계가 깊은 것 같다”고 MC와 제작진의 신뢰가 프로그램의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 ‘택시’의 변신은 앞으로도 계속 된다
간혹 ‘택시’에서 등장하는 집 공개 콘셉트는 역대 PD들의 ‘택시’의 색다른 면에 대한 고민에서 탄생된 콘셉트다. 이재현 PD는 “‘현장 토크쇼’라는 타이틀이 있었는데 그에 맞는 현장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항상 아쉬움이 남았다. 이는 역대 PD님들의 고민이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 PD는 “그러던 중 요즘 연예인들의 ‘사람 냄새’나는 모습들을 보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의 욕구가 높아졌다. 제작진들의 현장성에 대한 갈망과 시청자들의 그런 욕구가 잘 부합하는 것이 ‘집 공개’였다”고 콘셉트가 시작된 계기를 설명하며 “‘집 공개’의 포맷이 반응이 좋지 않았다면 계속되지 못했겠지만, 이런 현장성을 부여하니 반응이 좋아 지금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현장성’에 대한 반응이 상당했음을 전했다.
이재현 PD는 “‘집 공개’는 기본 콘셉트로 가져가되, 현장성을 높이는 것에 앞으로 더 초점을 맞추고 싶다. 예를 들어 체험적인 요소를 높이거나 하는 방식”이라고 앞으로 꾸려갈 ‘택시’의 모습을 전했다. 이 PD는 “‘택시’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은 게스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잘 풀어놓을 수 있는 ‘편안함’이다. 이 정체성과 가장 잘 어울릴 만한 ‘새로운 그림’들이 어떤 것일지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말하며 앞으로 꾸준히 변신을 시도할 ‘택시’에 많은 기대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택시’는 매주 화요일 밤 12시20분 방송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