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인터뷰를 위해 앉자마자 친근하게 “언니 안녕하세요”라고 외치는 배우 정혜성의 목소리 속에는 천진난만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 도도한 외모와는 달리 내숭 없는 성격은 유쾌했으며, 일에 대한 열정은 신인의 패기를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tvN 시트콤 ‘감자별 2013QR3’(이하 ‘감자별’)의 단역으로 얼굴을 알린 정혜성의 최근 상승세를 보면 심상치 않다. ‘감자별’을 시작으로 SBS 드라마 ‘기분좋은 날’ MBC 드라마 ‘오만과 편견’ 그리고 KBS2 ‘블러드’에까지 출연하며 그야말로 쉴 틈 없이 달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감자별’에서부터 저력이 남달랐던 배우였다. 이름도 없은 그저 ‘비서’ 역할로 ‘감자별’에 입성한 정혜성이지만,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코믹연기와 특유의 매력을 발휘하며 끈질긴 생존력을 발휘한 것이다. 그냥 살아남은 것이 아니다.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김광규, 박휘순과 함께 중심 에피소드의 한축을 이루었으며, 박휘순과의 러브라인을 그리기도 했다.
↑ 사진=정일구 기자 |
“제게 있어 2014년은 잊을 수 없는 1년 인 것 같아요. 친구가 있는 미국에 놀러갔던 3주 만 빼고 계속 일을 할 수 있었거든요. 쉼 없이 움직이는 것을 좋아해요. 쉬는 날에는 오히려 몸살이 날 지경이니까요. 잠도 안자고 일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인지라 끊임없이 움직였던 2014년은 너무나 행복했고, 제 스스로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어요.”
‘오만과 편견’에서 정혜성은 몸매는 에스라인 얼굴은 브이라인인 5년 차 인천지검 민생안정팀의 수사관 유광미 역을 맡아 연기를 펼쳤다. 깔끔하고 야무진 성격에 수사관이 해야 할 일을 칼 같이 나누며 민생안정팀의 수사를 돕는 동시에, 힘든 건 질색, 요령만 피우는 검사 이장원(최우식 분)과 쫄깃한 러브라인을 선보이며 안방극장의 사랑을 받았다. 화려한 외모의 정혜성과 다소 뺀질해 보이는 최우식은 예상외의 케미를 보여주었고, 이내 드라마 인기의 한 축을 이루기기도 했다.
“우식오빠와 호흡이 정말 좋았어요. 오빠랑 붙는 장면이 많아 연기를 자주 맞추면서 친해지기도 했죠. 우식오빠와 연기 중 기억이 남는 장면은 키스신이에요. 드라마에서 뺨을 때렸는데, 실은 드라마에 없는 장면이었죠. 사실 오빠가 만들어낸 애드립이에요. 대사를 맞추고 있는데, 갑자기 우식 오빠가 뺨을 때리라고 하더라고요. 여기서 내가 뺨을 때리면 분위기가 살 것 같다고.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오빠 말대로 한 번 뺨을 때렸더니 분위기가 훨씬 사는 거예요. 방송이 나가고 만들어진 장면을 보면서 우식 오빠에게 무척 고마웠다. 그 장면은 굳이 맞을 필요 없이 자기만 잘 하면 되는데, 하나라도 같이 잘 나오기 위해서 노력해준 부분이거든요. 오빠 덕분에 유광미와 이장원 사이 케미가 최고치에 이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기회를 통해 우식오빠에게 고맙다는 말과 함께 ‘포장마차 신은 최고’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 사진=정일구 기자 |
“‘오만과 편견’ 마지막 회를 보시면 민생안정팀의 단체장면이 나와요. 많은 분들이 촬영을 위해 찍은 단체사진이라고 오해하시기 쉬운데, 사실 저희가 단체사진 찍자 찍은 게 아니라 장항선 선생님이 사진 하나만 찍자고 해서 찍은 거예요. 그게 ‘오만과 편견’ 팀의 평소 모습이라고 보셔도 무관해요. 그동안 사진들을 틈틈이 많이 찍었는데 그걸 소품팀에 받아서 사용했더라고요. 사진 잘 보시면 최민수 선생님이 최진혁 오빠 품에 애교스럽게 안겨있어요. 저는 보면서 웃느라 정신 없었고, 다들 웃어서 그런지 예쁘게 잘 나왔더라고요.”
당시 장면을 보면서 그 때가 생각이 나 더욱 그리워졌다고 말한 정혜성은 다시 한 번 더 이상 살 수 없는 인천지검 민생안정팀에 대한 깊은 애정과 그리움을 고백했다.
↑ 사진=정일구 기자 |
“전 오히려 일 안 할 때가 더 우울해요. 일을 안 하면 아프고. 기운이 쭉 빠져요. 반면 일을 할 때는 에너지가 넘친다. 아직 이루지 못한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이 많아요. 만약 일이 없으면 전 뭔가를 배워야만 해요. 플롯이나 기타 등 악기를 배우거나 일본어나 영어 레슨을 해야 직성이 풀려요. 그러면 ‘아 내가 그래도 스케줄은 없지만 열심히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구나’ 싶거든요.”
일하는 게 쉬는 것보다 즐겁다는 유쾌한 신인 정혜성. 예쁜 외모만큼 열심히 노력하는 정혜성의 2015년은 2014년보다 더욱 밝고 전도유망해 보였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