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이면서도 신선한 내용으로 작품성과 예술성을 자랑하는 다양성 영화. 유명하진 않아도 감칠맛 나는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대중을 자극하는가하면, 적은 예산으로도 최상의 퀄리티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상영관 수’와 이들의 발목을 잡는 ‘대중성’ 때문에 일부 관객들만의 선택을 받는다. 조용히 묻히기에는 너무도 아쉬운 다양성 영화들을 알림으로서 상업 영화와 함께 다양성 영화도 극장가를 가득 채우고 있음을 다시금 강조한다. <편집자 주>
[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제를 통해 관객을 만난 단편영화 ‘수지’는 준비된 신예 박소담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극을 이끌어나간다. 때문에 박소담이 얼마나 배역에 몰입해 스크린에서 뛰노는지 한눈에 알 수 있는 작품이다.
‘수지’는 종합격투기를 연마하는 여고생 수지가 봉사활동을 위해 찾은 허름한 집에서 뜻밖의 인물을 만나고, 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다시 그 집을 찾아가 겪는 통쾌한 이야기를 담았다. 제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을 비롯해 제8회 여성인권영화제, 제13회 미쟝센단편영화제 등에 상영됐다.
평소 운동을 즐긴다는 박소담은 수지 역을 위해 종합격투기를 연마했다. 이에 그는 인터뷰 때 “운동을 좋아하고 즐기기에 수월하게 수지 역을 준비한 것 같다. 활동적이기에 밖에서 운동을 즐긴다. 스피드 또한 즐겨 요즘에는 수상스키를 배우는 중”이라며 “하늘을 나는 기분이 들고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전하기도 했다.
운동을 즐기는 박소담 덕분에 ‘수지’ 속에서 수지는 단순히 보이기 위한 종합격투기가 아닌 완벽한 자세와 스피드를 맛볼 수 있다.
단편영화계의 전도연으로 알만 한 사람들은 알고 있는 박소담. 그는 동양의 미를 품은 듯하면서도 앳된 외모가 돋보인다. 이미 충분히 예쁜나이 25살이지만 동안외모 덕분에 주로 여고생 역을 도맡아왔다. 그러나 연기력을 어리지 않고 다른 선배들과 견줄 만 하다. 또한 여고생이지만 내면에는 무서울 정도로 성숙하고 다양한 아픔을 지닌 복잡 미묘한 역할이기에 여고생인 듯 여고생 아닌 여고생 같은 느낌을 풍긴다.
비록 영화관에서 상영되지 않고 영화제를 통해 관객을 만나 많은 이들이 챙겨보진 못해 아쉽다. 하지만 자신의 어릴 적 상처와 당당히 맞선 여고생과 그의 통쾌한 복수, 올해 ‘사도’ ‘소녀’ ‘베테랑’ 등으로 스크린을 종횡무진할 박소담의 연기를 미리 보는 재미가 가득하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 사진=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MBN스타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