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정예인 기자]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영국출신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Benedict Cumberbatch)가 다시 한 번 선 굵은 연기를 펼친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17일 개봉한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에서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 역으로 분했다. 이는 셜록, 반 고흐, 스티븐 호킹 등 굵직한 캐릭터를 도맡아 연기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역량을 다시 한 번 선보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이미테이션 게임’의 시나리오를 읽은 후 연기 하면서 처음으로 먼저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애정을 보였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그토록 원했던 캐릭터는 제2차 세계대전을 종전하기 위해 뒤에서 남모를 노력을 거듭했던 앨런 튜링이다. 앨런 튜링은 독일을 연승으로 이끌었던 암호 ‘에니그마’를 풀 수 있는 기계를 개발했다. 이 기계는 후대에 ‘앨런 튜링 머신’으로 불리며, 컴퓨터의 시조가 됐다.
↑ 사진=이미테이션 게임 포스터 |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천재 수학자 역할을 맡으며 주연으로 거듭나기까지 많은 역할을 거치며 입지를 다졌다. 그는 맨체스터 대학교와 런던 극예술학교에서 연극을 전공할 만큼 연기에 대한 욕심이 많은 배우다. 2000년 영국 TV시리즈 ‘하트비트: 굿 닥터’(Heartbeat: The Good Doctor)에서 단역으로 데뷔, TV시리즈와 영화를 오가면서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영국 TV시리즈 ‘티핑 더 벨벳’(2002), ‘투 킬 어 킹’(2003) 등에서 단역으로 활약하나 싶더니, 2004년 ‘호킹’의 주연 스티븐 호킹 역을 맡으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는 머리는 비범하지만 루게릭병을 지닌 스티븐 호킹을 완벽히 묘사,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TV부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그 후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TV시리즈에 국한하지 않고 영화 ‘스타트 포 텐’(2006)에서는 소심하지만 똑똑한 퀴즈 동호회 주장으로, ‘어톤먼트’(2007)에서는 아동 성폭행 범으로, ‘내부고발자’(2010)에서는 유엔평화유지군으로 변신하는 등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러다 2010년 영국 BBC 다큐멘터리 드라마 ‘반 고흐: 페인디트 위드 워즈’에서 비운의 천재 화가 반 고흐 역할을 맡았으며, 곧이어 영국 드라마 ‘셜록’ 시리즈의 셜록 역할을 맡으면서 ‘천재 전문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셜록’은 베네딕트 컴버배치에게 날개를 달아준 작품이다. ‘셜록’은 영국드라마를 사랑하는 팬들 사이에서 ‘마성의 드라마’로 손꼽힐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단숨에 톱스타의 반열에 올렸다. 그는 마른 체형에다 하얗고 긴 얼굴 탓에 ‘오이’라는 별명까지 갖게 했다. 덕분에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코믹한 매력과 진지한 배우로서의 모습을 동시에 지닌 반전 매력의 소유자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그런 그가 다시 한 번 ‘천재’를 연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미테이션 게임’은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미테이션 게임’은 최근 롯데시네마에서 진행한 ‘2월 3주차 개봉작 중 가장 보고 싶은 영화’를 묻는 조사에서 조니 뎁이 주연을 맡은 ‘모데카이’와 번아웃 증후군을 다룬 ‘웰컴, 삼바’를 제치고 과반수인 47%를 기록, 1위를 차지했다.
많은 이들이 ‘이미테이션 게임’에 기대를 거는 이유 중 하나는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실존 인물을 연기했다는 점이다. 그가 연기한 앨런 튜링은 독일의 연승을 저지하면서 인류에 평화를 가져다 준 영웅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비참한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천재적 비범함과 성격적인 결함을 동시에 지닌 인물을 어떻게 소화해낼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