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질적인 근육’은 사라졌다. 배우 신하균(41)은 “1년이 지났는데…. 운동 끊었죠”라고 웃으며 손사래 쳤다. 힘들긴 힘들었나 보다. 촬영이 끝나자마자 먹고 싶은 걸 먹고, 술 마시러 갔다는 걸 보니…. 물론 운동을 심하게 해 몸을 만들어 그 근육이 1년 정도 유지는 됐다고 한다. 최근 끝난 드라마 ‘미스터 백’에서 살짝 그 여운(?)이 남아있었다.
5일 개봉하는 영화 ‘순수의 시대’(감독 안상훈)에서 신하균은 완벽한 근육의 몸을 선보였고, 강렬한 정사신도 펼쳤다. 칼을 사용하고 말을 타는 솜씨도 몇 번 해본 줄 알았는데, 처음이었단다. 신하균은 외적인 변화뿐 아니라 연기를 칭찬해도 “이제까지 안 보여드린 이미지,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린 것으로 만족한다. 다른 것들을 많이 배워 좋은 경험이었다”고 겸손해 했다.
2012년 개봉한 영화 ‘런닝맨’으로 러닝타임 내내 달리고 또 달렸는데, 이번에도 만만치 않게 힘들었을 것 같다. 시나리오만 봐도 고생길이 훤히 보이지 않았을까. 그런데 그는 오히려 즐거웠던 듯하다.
신하균은 “어렸을 때보다 몸이 고생하는 역할이 많이 들어오긴 한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그래도 마음은 항상 20대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니,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에서는 설명이 약간 부족하지만 민재가 어렸을 때 결핍이 많은 인물이었던 것도 신하균의 마음을 동하게 했다. 엄마를 잃고 정도전(이재용)으로부터 살인 병기로 자라는 과거가 편집되긴 했지만, 신하균이 생각한 민재는 결핍이 많고 불쌍한 남자였다. 또 민재는 대사가 많지 않고 표정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하는 캐릭터라 관심이 많이 생겼다. 물론 연기를 잘해 붙은 별명인 ‘하균신’ 신하균조차 민재를 모두 표현해내긴 힘들었단다.
“민재는 표현을 안 하는 인물이었으니까요. 다른 캐릭터들이 센데 ‘내 존재감으로 끝까지 갈 수 있을까? 감정 표현이될까?’라는 생각 때문에 어려웠죠. 배우는 본능적으로 뭔가 표현하려고 해야 하는데 절제해야 했으니까요. 그렇다고 영화가 민재만 따라가는 것도 아니라, 다른 캐릭터도 포진돼 있으니 균형을 맞추는 것도 중요했고요.”
신하균은 현실 속 본인도 부족한 게(결핍) 많다고 했다. 연기에 대한 갈증이 대표적이다. “내가 나온 영화를 아직도 못보겠다”며 손을 오그라뜨리는 시늉을 했다. 영화를 찍고 나서 받은 DVD도 포장을 뜯은 영화가 거의 없다. “전 아직도 부족한 게 많다고 생각해요. 다른 배우들 연기하는 걸 보면 ‘어떻게 저렇게 하지?’라고 부러울 때도 많고요.”
“이제 힘든 건 혀를 찰줄 알았는데 또 하고 싶다”는 신하균. 후반부 병사들과 싸우는 120합이나 되는 액션신을 몸으로 외우고 소화해야 했고, 발톱이 빠지고 칼날이 박혀 오른손에 10바늘 정도 꿰매야 하는 부상을 입었는데도 나름의 재미가 있으니 다음 액션에도 도전하고 싶단다.
“내 몸에 맞는 액션이라면 또 도전하고 싶어요. 아이디어 좋은 액션이 있으면요. 외국에서는 나이 더 든 배우분들도 액션 연기하잖아요. 요즘 운동
지겨울 법한 결혼 질문에도 쿨하다. 하지만 단호하다. “결혼을 위한 연애는 안 할 거예요. 연애는 항상 하고 싶죠. 연애해서 결혼할 마음이 생기면 언제든 결혼은 하게 될 것 같네요.”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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