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정상에서 화려하게 피기 위해 달려가는 여성들의 치열한 전쟁을 담은 MBC 주말드라마 ‘여왕의 꽃’이 가장 최정상의 자리에서 은퇴를 선언할 수밖에 없는 여성의 모습을 그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야망으로 가득 찬 여자 레나(김성령 분)와 그가 버린 딸 이솔(이성경 분)이 재회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 ‘여왕의 꽃’이 14일 화려하게 포문을 열었다.
처음은 화려했다. ‘누구나 한번은 인생에서 빛나는 순간이 있다. 가장 화려하고, 가장 아름답고, 가장 행복한 순간. 나에게는 오늘이 바로 그 날. 꿈꾸던 모든 것을 손에 움켜쥐는 이 순간, 평생을 기다려온 바로 그 날’이라는 레나의 내레이션으로 그녀의 설레는 행복을 전했다. 하지만 그녀의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최고의 메이크업에 드레스를 입고 사람들에 앞에 나서기 직전 과거 숨기고 싶은 자신의 비밀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도신(조한철 분)에게서 협박전화가 온 것이다.
결국 도신이 불러낸 폐공사장에 도착한 레나는 증거품을 손에 쥐고 흔드는 도신과 함께 한바탕 몸싸움을 벌이게 된다. 위기에 몰릴 뿐 아니라 자칫 잘못하다가는 낭떠러지에서 떨어질 위기까지 처한 레나는 살기위에 손에 집히는 벽돌을 휘둘렀고, 이는 제대로 맞아 낭떠러지 밑으로 떨어지면서 죽음을 암시했다.
성급하게 다시 시상식에 도착한 레나는 마음을 정리한 후 다시 시상대에 오르려고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도신의 죽을 가지고 협박하는 또 다른 문자를 받고 눈물을 흘리게 된다. 이윽고 마음을 정리한 레나는 대상 트로피를 받기 위해 사람들 앞에 나서고, 그 자리에서 은퇴를 선언하게 된다.
은퇴 자리 이솔(이성경 분)을 불러 사람들에게 소개한 레나와 영문을 몰라 하는 이솔, 그리고 비밀을 손에 쥐고 있는 희라(김미숙 분) 세 여자의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던 ‘여왕의 꽃’의 시간은 1년 전으로 돌아간다.
1년 전 희라는 남편 태수(장용 분)와 큰 아들 민준(이종셕 분) 작은아들 재준(윤박 분)과 맣께 다정한 가정을 꾸미며 눈길을 끌었다. 겉으로는 자상해 보이지만 실제로 그 안을 들여다보면 그 누구보다 성공에 대한 욕망이 강렬한 희라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재준과 유라(고우리 분)의 맞선을 억지로 감행했다.
같은 시각 유라가 있는 대만 가오슝에는 아르바이트비를 벌기 위해 뛰어다는는 알바소녀 이솔이 있었다. 발고 활발한 성격의 이솔이지만, 힘든 가정형편에 돈을 가족에게 양보하면서도 느끼는 속상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이솔의 마음을 안 동구(강태오 분)는 그런 이솔을 위해 아르바이트 자리를 소개해 준다. 그 자리는 바로 유라의 메이드였다.
이솔은 동구과 함께 유라의 집에 오지만, 정작 그는 다른 일을 담당하게 된다. 재준과의 약혼 소식을 뒤늦게 알게 된 유라가 맞선을 보기 싫다며 이솔에게 대리맞선 자리를 주선해 준 것이다. 결국 유라를 대신해서 재준의 대리맞선을 보게 됐고, 그렇게 러브라인은 시작된다.
반면 처음 화려하게 등장했던 레나의 모습은 초라했다.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라면으로 겨우 끼니를 때운 레나는 우연히 태수의 가족 인터뷰가 담긴 잡지를 보게 되고, 거기서 민준을 보게 된다. 민준이 자신을 구해줄 밧줄이라고 생각한 레나는 정상에 오르기 위한 치밀한 계획을 세우며 민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움직이면서 향후 전개에 대한 긴장감을 높였다.
자극적인 부분은 있었지만 일단 전체적인 이야기 구성은 흥미로웠다. 초라했던 레나가 1년 동안 어떤 발버둥으로 최정상에 올랐는지부터 그가 사람을 죽일 정도로 감추고 싶은 비밀은 무엇이었는지 호기심을 자아낸 것이다. 여기에 레나와 이솔은 친모녀사이다. 오랫동안 떨어져 살았던 이들 모녀가 어떻게 재회했으며, 이후 거친 운명의 수레바퀴 속 어떤 식으로 얽히게 될 것인지 여부 역시 관심을 이끌어 내기 충분해 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흥미로움에도 아쉬움은 있었다. 전반적으로 극의 분위기가 산만했던 것이다. 무거운 분위기 속 중간 중간 웃음을 주기 위한 코믹한 요소는 극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어긋나는 경우가 많았으며, 아무리 레나가 열심히 일을 했다고 한들 1년 만에 대상을 거머쥘 정도로 명MC가 됐다는 설정은 다소 억지처럼 느껴진 것이다.
아직 ‘여왕의 꽃’은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각 인물소개에 중점을 맞춘 가운데, ‘여왕의 꽃’은 MBC 주말드라마의 흥행불패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
‘여왕의 꽃’은 매주 토, 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