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저조한 시청률엔 장사 없었다. 악화된 여론에 콘텐츠의 힘은 점점 더 무너졌다. 가족애를 B급 코드로 독특하게 형상화했지만 그 힐링 메시지는 시청률에 빛이 바라고 말았다.
15일 SBS 주말드라마 ‘떴다 패밀리’가 안방극장에 안녕을 고했다. 지난 2개월간 치매 할머니의 유산을 두고 싸우는 가족들의 갈등과 화해를 그려내며 달려온 이 드라마는 모든 인물들의 해피엔딩을 보여주며 퇴장했다. 정끝순(박원숙 분)과 최종태(정한헌 분)은 두 번째 결혼식을 올렸고, 나준희(이정현 분)와 최동석(진이한 분)도 행복한 미래를 맞이했다.
‘떴다 패밀리’는 묘한 드라마였다. 막장과 뜬금포, 병맛 코드로 버무려졌지만 그 안엔 가족애를 강조하는 힐링 메시지가 숨 쉬고 있었다. 500억대 유산을 쥐고 날아온 미국 할매 정끝순과 그의 재산을 노리는 콩가루 집안 가족들이 벌인 좌충우돌 에피소드 속엔 웃음과 눈물, 감동 모두 살아있었다.
↑ 사진=SBS 제공 |
그러나 방송 초기 저조한 시청률이 발목을 잡았다. 처음 4.3%(이하 닐슨코리아 집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한 ‘떴다 패밀리’는 5% 벽을 넘지 못하고 점점 바닥으로 내달았다. 4회에서 자체최고 시청률 4.7%를 찍으며 도약하는가 싶더니 이후부터 3%대로 하락했고, 12회부터는 2%대 시청률을 보이며 침체기를 걸었다.
언론 속 비난 여론도 끊이지 않았다. 2%대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한 ‘내 마음 반짝반짝’과 함께 묶여 ‘SBS 주말극의 저주’라며 시청률 가뭄을 꼬집는 기사들이 마구 쏟아졌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의 호감도는 더욱 떨어졌고 ‘떴다 패밀리’는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질 못했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호연을 펼친 배우들과 이들이 이끌어온 힐링 전개엔 박수를 쳐줄 만했다. 진이한, 이정현 등 젊은 배우들부터 박원숙, 정한헌, 박준규, 이휘향 등 연기파 배우들까지 실망스러운 성적표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캐릭터를 이끌어갔다. 인물간의 조합도 거슬림 없었으며, 안혜경, 오상진, 소진, 엔 등 비전문 배우들의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 사진=SBS 방송 캡처 |
유산을 목적으로 서로 속고 속이는 싸움을 벌이던 가족이 할머니의 기지로 화합을 이루고 단단한 정을 나누게 된다는 소재도 참신했다. ‘병맛’ 코드와 진정성을 동시에 안방극장에 전달할 수 있었던 원작 ‘할매가 돌아왔다’의 힘이 돋보였고, 방향성을 잃지 않고 항해를 이어온 제작진의 노력도 가상했다. 물론 마지막회에서 초심을 잃고 전개에서 살짝 발을 헛디뎠지만 20회를 통틀었을 때 작품이 지닌 힐링 메시지는 칭찬할 만했다.
이처럼 ‘떴다 패밀리’는 비록 시청률이란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채 막을 내렸지만 그 자체 의미까지 매도하기엔 아까운 작품이었다. 독특한 콘셉트, 신선한 시도 등이 성적표에 가려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