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 델(저스틴 롱)과 늘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하는 여자 킴벌리(에미 로섬). 영화 ‘코멧’은 뻔한 소개로 시작하는 로맨스가 아니다. 처음부터 시공간을 초월, 사랑 이야기를 펼친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시간 여행. 꿈과 기억까지 오간다. 6년 동안 미국 LA의 유성쇼, 프랑스 파리의 호텔룸, 달리는 기차 안, 킴벌리의 집 등 5개 공간에서 두 남녀의 이야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만남과 이별, 재회가 독특한 방식으로 담겼다. 영화는 쉴새 없이 시공간을 점프한다. 순차적인 에피소드도 아니다. ‘코멧’에 판타지라는 장르가 더해진 이유다.
흔히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났을 때 첫 느낌을 “짜릿하다”고 표현한다. “운명”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사랑을 해도 시간이 지나면 갈등을 유발한다. 엇갈리는 감정은 이어지기도 한다. 이후 사랑이 깊어져 결혼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거나, 사랑이 식어 헤어진다(물론, 사랑해도 결혼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친구 결혼식 때문에 온 파리의 호텔에서 싸우거나 LA와 뉴욕에서의 장거리 연애를 할 때 다투는 델과 킴벌리의 모습에서 현실 속 연애를 한 번쯤 떠올릴 수 있다. 영화 속 이야기가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이가 많을 것 같다.
영화 속 시간의 흐름과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긴 어렵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사랑은 쉽지 않다. 복잡하게 영화 ‘코멧’을
혜성이라는 뜻을 가진 영어 단어 ‘코멧(comet)’을 제목으로 정한 건 LA 유성쇼에서 두 사람이 만났기 때문이겠지만, 사랑이 혜성처럼 언제 갑자기 나타나 마음을 설레게 하고 복잡하게 할지 모르는 감정이라서 일 수도 있겠다. 이 영화가 보여준 것처럼. 91분. 15세 이상 관람가.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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