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막상막하’ 코미디 삼파전이 벌어졌다.
공개코미디의 전통강자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여전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가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노리며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여기에 시청자이 꾸준한 사랑 속 tvN ‘코미디 빅리그’(이하 ‘코빅’)가 존재감을 뽐내며 코미디 프로그램 삼파전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하고 있다.
◇ 극화된 재미를 노린다 ‘코미디 빅리그’
tvN 효자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는 ‘썸&쌈’ ‘캐스팅’ ‘사망토론’ ‘10년째 연애중’ 등 다수의 간판 코너를 보유하고 있는 개그프로그램이다. 아무리 예능계에서 날고기는 개그맨들도 피할 수 없는 순위 체제와 웃음에 대한 치열한 경쟁이 ‘코미디 빅리그’의 매력이다. 22일 방송에서 ‘썸&쌈’ 우승, ‘사망토론’ 준우승으로 1쿼터 마지막 라운드를 마무리 한 ‘코빅'은 일주일간 재정비를 거쳐 5일 2쿼터의 막을 열었다.
새롭게 2쿼터를 시작하는 ‘코빅’의 기세와 열정은 남다르다. 올해 초부터 ‘코빅’의 연출을 맡은 박성재 PD는 “상대적으로 소품이나 가구 등을 정확히 해서 비주얼 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미디의 본질은 희곡에 있다고 본다. 코미디의 본질에 다가가 보여주는 극화된 코미디, 연기 잘하는 개그맨들이 보여주는 생활밀착형 코미디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빅’의 장덕균 작가가 정말 대본을 잘 쓴다. 사라들이 생활하면서 ‘생활 밀착형’ 소재들을 코미디로 잘 표현한다. 대본도 좋은데 우리 애들(‘코빅’ 개그맨)이 연기를 정말 잘해서 이 대본을 잘 표현한다. 우리는 연기를 못하면 방송에 올리지 않을 정도로 연기에 엄격한데 다들 정말 잘 한다”고 칭찬했다.
‘코빅’은 케이블 채널인 만큼 시청률 유동성이 많이 있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조금 더 친절하면서도 적극적인 개그코너를 형성하게 됐고, 이는 이후 ‘코빅’만의 장점으로 받아들여지게 됐다. 여기에 일정수준 성적에 이르지 못하면 ‘통편집’된다는 경쟁구도는 ‘코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됐다.
‘코빅’의 또 다른 자랑거리 중 하나는 개그맨 자원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작년에는 MBC 공채 개그맨 출신인 이국주가 ‘코빅’을 통해 큰 인기를 누리며 왕성한 활동을 하기도 했다. 박 PD는 올해 가장 전도유망한 개그맨으로 장도연을 꼽으며 “장도연은 작년부터 터졌는데 이국주에게 가려졌던 부분도 있었다. 이 친구는 신동엽도 예뻐하는 친구 중 하나다. 장도연 이야기를 하니 ‘잘 되니 정말 좋다. 진짜 능력있는 친군데 포텐이 지금 터졌다’고 하더라. 남자들은 이진호와 양세찬, 양세형이다. 양세형은 워낙 머리가 좋은 친구라서 복귀 후 빠르게 무대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풍자가 섞인 날카로운 웃음 ‘웃음을 찾는 사람들’
부활을 꿈꾸는 ‘웃찾사’는 세 프로그램 중에서도 가장 전투적이다. ‘미친소’ ‘형님아’ ‘쑥대머리’ 등 화려했던 전성기의 인기를 되찾기 위해 시간대도 옮긴 ‘웃찾사’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엉뚱한 말장난 개그가 돋보이는 ‘우리형’과 기묘한 웃기는 ‘기묘한 이야기’ 그리고 시사개그를 앞세운 ‘모란봉 홈쇼핑’ 'LTE-A뉴스’ 등 코너 구성 또한 탄탄하다.
‘웃찾사’의 안철호 PD는 향후 연출의 방향에 대해 “새롭게 시간대를 옮기는 입장에서 그 시간대에 워낙에 ‘개그콘서트’가 잘 해오지 않았냐. 비록 ‘개그콘서트’와 30분 정도 겹치기는 하지만 나름 신선한 느낌이 우리 프로그램만의 차별 포인트라고 본다”며 “또 다른 장점으로는 풍자 느낌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시사나 풍자 이런 것은 자칫 잘못하면 비호감이 되기 시운데, 우리는 꾸준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장점들을 놓치지 않고 우리만의 색깔로 계속 가지고 가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그프로그램은 성격의 특성상 아무리 평이 좋고 재미있다고 소문이 난다고 하더라도 이를 시청률 상승세로 합류시키기 위해서는 여유롭게 지켜 봐 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안 PD는 “시청률 반등을 놓고 넓은 시야로 바라봐야 한다. 조금 재미있다고 시청률이 확 오르지 않는다. 개그프로그램은 조금씩 6개월은 놓고 봐야 한다”며 “우리 프로그램의 시간대가 바뀌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아직 많다. ‘개그콘서트’와 MBC 주말드라마 그 틈에서 비집고 살아 나와야 하는데, 변두리에서 워낙 방송을 오래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취약한 것이 사실”이라며 현 시기 어려운 점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약자에 대한 응원’을 많이 받는 다고 밝힌 안 PD는 “앞으로 보답하는 차원에서라도 더 열심히 할 것”이라며 “자원도 풍부하다. 안시우의 경우 러브콜도 많이 들어온 상황이며, 홍현화, 김현정, 이동엽 이런 친구들이 제일 먼저 테이프를 끊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재정비에 들어선 ‘개그 콘서트’ 지금은 적응 중
앞서 두 프로그램이 경쟁구도 전면에 뛰어들었다면 ‘개콘’은 현재 정비에 들어간 상황이다. 담당 PD가 변경되면 프로그램의 성격도 바뀌게 되기 마련이다. 얼마 전 조준희 PD로 연출진이 바뀐 ‘개그콘서트’는 새로운 연출가와 출연진 사이 적응기에 놓였다.
조준희 PD는 “‘개콘’의 가장 큰 목표는 재미다. 버라이어티한 개그프로그램을 계속 하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개콘’이지 않을까 싶다”며 “사실 제가 제작에 뛰어든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지금 연출을 하려고 보니 과거, 제가 조연출을 할 때와 다르더라. 저는 지금 이전처럼 만들겠다는 것은 아니고 일단 정비 중인 상황”이라고 현 프로그램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저도 적응해야 하고 연기자들도 적응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개콘’이 흔들린다고 이야기 하는데 이는 외부적인 요인도 있지만 그보다 더 먼저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에 대해 ‘이게 맞나’라고 질문을 하는 시점”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개콘’만의 차별성에 대해 조 PD는 “‘개콘’이 제일 좋은 것은 자원이다. 앞으로 이 같은 자원들 열심히 활용할 것“이라고 향후를 기대케 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