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오후 10시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일상의 ‘항우울제’가 있다. MBC FM4U ‘타블로의 꿈꾸는 라디오’(이하 ‘꿈꾸라’)가 청취자의 하루 스트레스를 화끈하게 날리고 있는 것. 청취자들을 작은 라디오 앞으로 불러들이는 ‘꿈꾸라’의 매력은 뭘까.
“핸드메이드 느낌이 강한 프로그램이잖아요. 물론 다른 프로그램도 모든 DJ가 정성을 담겠지만, 저는 제작진과 함께 선곡에 굉장히 신경 쓰고 있거든요. 또 ‘블로노트’라는 코너에서는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느낀 제 감정을 글 한마디에 전달하기도 하고요. 이처럼 여러모로 DJ가 손 대는 곳이 많아서 ‘핸드메이드’ 단어 그 자체죠.”
↑ 사진=MBC 제공, 디자인=이주영 |
◇ 코너1. ‘꿈꾸라’ 유니크를 무기 삼다
‘꿈꾸라’는 한 마디로 ‘유니크’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고유 색깔을 보여주기 위한 DJ 타블로의 손길이 곳곳에 묻어나기 때문일까. 프로그램이 태어나면서부터 이름을 짓고 공을 들인 까닭에 선곡도, 게스트도, 청취자마저도 색깔이 남달랐다.
‘꿈꾸라’의 첫 발자국이 주파수 위에 찍힌 건 지난 2008년 4월부터다. 타블로 마이크를 쥐었고 여러 유명 뮤지션들이 게스트로 출연하며 리스너들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이듬해 6월 타블로가 유학을 이유로 하차했고, 가수 윤건, 김범수, 장동민·유상무·유세윤으로 이뤄진 옹달샘 등이 배턴을 이어받았다.
‘꿈꾸라’의 위치가 흔들린 적도 있었다. 지난 2011년 5월 방송을 끝으로 폐지돼 성시경이 진행하는 ‘FM음악도시’가 편성됐던 것. 이후 3년간 자리를 빼앗겼던 ‘꿈꾸라’는 지난해 봄개편에 극적으로 부활했다. 또한 초대 DJ 타블로와 함께 다시 돌아와 지금까지 ‘꿈꾸라’ 팬들과 심야 호흡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꿈꾸라’ 지킴이 타블로가 말하는 라디오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 사진=MBC 제공 |
◇ 코너2. 부스 속 작은 인터뷰…타블로 “제가 진행할 때 가장 ‘꿈꾸라’답지 않나요?”
Q. DJ로서 타블로의 장점과 단점은 뭘까요?
A. 제가 노래를 만드는 사람이라서 청취자 사연에 맞는 노래를 잘 찾는 것 같아요. 그들이 필요한 위로가 있을 때 그걸 해줄 수 있는 노래를 들려드리는 거죠. 머릿속에 다양한 가사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누군가의 사연을 받았을 때 그 사람이 겪는 사건에 알맞은 위로의 노래를 빨리 찾아낼 수 있죠.
단점? 즉흥적인 성격이요. 이게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지면 큰 웃음을 주는데, 가끔은 PD가 진땀을 흘리게 하기도 하거든요.
Q. 그럼 ‘꿈꾸라’만의 경쟁력은 뭔가요?
A. ‘꿈꾸라’ 선곡표가 정말 유니크하죠. 이 세상 하나밖에 없는? 다른 선곡에서 들을 수 없는 노래를 가장 많이 트는 프로그램 아닐까 해요. 대부분 라디오 선곡표가 팝이면 팝, 가요면 가요, 콘셉트 따라 나뉘는데, 저흰 인디음악도 많이 틀고. 해외 인디음악 중 많이 안 알려진 곡들도 골라오는 편이거든요. 모든 라디오 프로그램을 컴필레이션 앨범에 비유한다면 저희 프로그램 음반이 유독 눈에 띄지 않을까요?
↑ 사진=MBC 제공 |
Q. ‘꿈꾸라’는 타블로 아니면 안 된다?
A. ‘꿈꾸라’란 이름을 제가 만들었어요! 그러니까 제가 할 때 가장 ‘꿈꾸라’답지 않겠어요?
Q. ‘꿈꾸라’와 재결합, 그래서 의미가 남다를 듯한데요?
A. 제겐 항우울제죠. 사람이 우울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있잖아요? 귀속감, 웃음, 위로 등이 있는데, 인간이 우울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이 프로그램이 갖고 있어요. 청취자들이 저에게 그걸 느끼게 해주죠.
↑ 사진=MBC 제공 |
Q. 그렇다면 ‘꿈꾸라’는 어떤 노래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A. 에픽하이 ‘본헤이터’요! ‘꿈꾸라’를 들으면 속 시원하잖아요. 또 많은 분이 하루를 마무리 하고 또 다른 하루 시작을 저와 함께하는 건데, 스트레스를 풀어드리면서 다음 날을 시작할 수 있는 강한 에너지를 드리는 게 ‘본헤이터’와 비슷한 것 같아요. 감성적인 면도 있고요.
[DJ 타블로는 누구?] 타블로는 지난 2003년 에픽하이로 데뷔했다. 이후 ‘플라이’ ‘우산’ ‘헤픈 엔딩’ ‘돈 헤이트 미’ 등 히트곡들을 양산해내며 국내 힙합계 스타로 거듭났다. 지난 2009년 10월 강혜정과 결혼해 가정을 이뤘고,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딸 하루를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2005년 ‘타블로 조정린의 친한친구’로 DJ 신고식을 치렀으며 2006 MBC연예대상 라디오부문 우수상 영예를 안았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 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