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MBC ‘무한도전’(이하 ‘무도’) 속 윤리 잣대의 엄격함을 또 한 번 느끼는 때다. ‘식스맨’ 특집 후보였던 장동민이 과거 팟캐스트서 여성·장애인 비하 발언 논란으로 비난을 받다가 결국 하차를 결정한 것. 법의 심판을 받은 것보다도 엄중한 결과였다.
오로지 수도승만 통과가 가능할 것 같은 ‘무도’의 이런 잣대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앞서 노홍철, 길 등은 음주운전으로 오랫동안 몸담았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했고, 정준하, 정형돈 등도 크고 작은 논란에 휩싸여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이처럼 다른 문제 연예인과 달리 ‘무도’ 멤버라는 이유로 이들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책임감은 막중했다.
여기에서 ‘무도’의 정체성에 대해 물음이 하나 남는다.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파급력이 큰 ‘국민 예능’이라 하지만 공인도 아닌 출연 연예인에게 법적·도덕적 잣대를 들이밀어 하자가 없다는 검증을 받고 싶은 군중 심리는 무엇일까. ‘무도’ 문턱은 왜 국회 청문회보다 엄격하고 범국민적 관심을 받는 것인가.
↑ 사진=MBC 제공 |
최근 정치권에는 막말을 일삼거나 상식 밖의 행동으로 눈총을 받는 정치인들이 여럿 있다. 이성애 경남도의원은 경남 양산의 한 학부모가 무상급식 관련해 보낸 문자 메시지에 “이렇게 보내는 문자 공짜 아니죠. 문자 남발하는 돈으로 아이 기죽이지 말고 급식비 당당하게 내세요. 어릴 때부터 공짜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게 현명한 건지 한 번쯤 생각해보시는 건 어떤지”라는 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누리꾼의 공분을 샀다.
또한 새누리 송영근 의원은 여군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하사관 아가씨’라는 표현을 쓰며 가해자인 육군 여단장에 대해 “나이가 40대 중반인데 이 사람 성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성폭행을 저지른 여단장이 지난해 외박을 거의 안 나가서 성적인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다. 이 발언 역시 정치인들의 막말 문제와 더불어 눈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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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들의 대한 논란은 오래가지 못하고 사그라졌다. 문제 의원들은 시간이 조금 지나자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고, 국민들의 관심 역시 쉽게 식어버렸다. ‘무도’ 출연진 논란에 열을 올리며 비판하고 하차까지 요구한 상황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연예인의 과실을 비판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모두가 앞다퉈 나서 문제 연예인을 호되게 꾸짖고 반성의 말을 받아내는 만큼 나라를 움직이는 정계에도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무도’를 향한 이상한 결벽증, 혹은 정치인에 대한 관대한 시선을 되짚어 볼 때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