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집안과 도둑 집안의 자식이 사랑에 빠진다는 다소 무리한 설정이 아쉽다. 그 속에서도 노련한 배우들의 연기와 젊은 연기자들의 활약은 눈부시다. 특히 신정근, 전수경, 김응수의 조합은 김진영 감독의 ‘신의 한 수’다. 그 ‘한 수’를 십분 살리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MBN스타 정예인 기자] 영화 ‘위험한 상견례2’가 결국 속편의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위험한 상견례2’는 본편에 비해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으로 ‘빅재미’보다 ‘헛웃음’을 자아냈다.
‘위험한 상견례2’는 지난 2011년 개봉해 화제를 모았던 ‘위험한 상견례’의 속편으로, 온 가족이 경찰공무원인 집안의 막내 영희(진세연 분)와 문화재 전문털이범 아빠와 문서 위조 전문가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철수(홍종현 분)의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그러나 속편은 본편을 능가하지 못한다는 불문율(?) 때문일까, ‘위험한 상견례2’는 큰 아쉬움을 남겼다.
↑ 사진=포스터 |
‘위험한 상견례2’는 전작의 콘셉트인 “상극인 두 집안이 만나 큰 웃음을 선사한다”는 큰 틀은 유지한다. 그러나 ‘위험한 상견례2’는 지역 갈등을 다뤄 현실 풍자에 나섰던 ‘위험한 상견례’에 비해 다소 무리한 콘셉트를 앞세웠다. 형사 집안과 도둑 집안의 만남은 전라도 집안과 경상도 집안의 만남에 비해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다.
물론, 코미디 장르에서 약간의 비현실성은 오히려 웃음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때문에 ‘위험한 상견례2’의 첫 시작은 허무맹랑하지만 웃겼다. 불량 청소년이었던 철수가 자신의 잘못으로 교통사고가 난 영희를 구하면서 첫 눈에 사랑에 빠진다거나, 자동차가 폭발하면서 출연진들이 스크린으로 뛰어나올 것 같은 제스처를 취하는 것은 한 편의 만화를 보는 듯했다.
↑ 사진=스틸컷 |
그러나 거기까지다. 각자 집안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결혼을 허락할 수 없다는 부모의 모습은 전형적인 가족주의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고, 현실 풍자보다는 말장난이나 슬랩스틱 같은 일차원적인 코믹함만 강조해 허탈하다.
영화 속에는 각종 언어유희가 등장한다. 이는 김진영 감독이 사랑하는 코믹 요소 중 하나로, 신정근의 능청스러운 연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있다. 극중 신정근은 “불상 가지고 뭐합니까. 불쌍하게”라든지 “안개가 안개네” 등의 대사를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소화한다. 이를 두고 김진영 감독은 “자기 전에 생각나는 말장난”이라 했다. 그러나 과연 이 말장난이 얼마나 많은 관객을 웃길 지는 미지수다.
‘위험한 상견례2’에는 신정근, 전수경, 김응수 등 노련한 배우들의 공이 컸다. 신정근은 자기는 뭐가 우스운지 모르겠다는 태도로 코믹한 말을 내뱉고, 전수경은 그런 신정근에 맞장구치며 극의 흐름을 이어나간다. 김응수는 젊지만 아직은 부족한 진세연, 홍종현을 자연스레 리드하고, 그 호흡이 하나로 모여 극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의 활약만 남은 ‘위험한 상견례2’가 아쉽다. 오는 29일 개봉.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