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금토드라마 ‘구여친클럽’이 독특한 소재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지난 8일 방송된 ‘구여친클럽’ 1회에서는 한때 연인 사이였던 영화사 PD인 김수진(송지효 분)과 웹툰 작가 방명수(변요한 분)의 재회가 그려졌다.
이날 김수진은 회사 돈을 횡령하고 도망간 영화사 대표(손종학 분) 대신 회사를 일으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영세한 영화사의 PD인 김수진은 대기업 영화사에 근무하는 심주희(지소연 분)가 자신이 1년 동안 공들인 아이템을 가로채자 무릎을 꿇으며 애원하는 등 어떻게든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 사진=구여친클럽 방송 캡처 |
김수진의 전 남자친구이자 인기 웹툰 작가로 유명해진 방명수는 김수진의 회사가 망하기 전 웹툰의 영화화 문제로 김수진을 한 차례 만났다. 하지만 다른 여자들의 전화번호와 자신의 전화번호를 헷갈려하는 그의 모습에 실망한 김수진으로부터 “함량 미달”을 들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방명수는 자신과 순수한 시절을 함께 보낸 김수진과의 과거를 떠올리고는 심주희의 영화화 제안도 거부한 채 김수진에게 영화화를 맡겼다.
마지막에는 전 여자친구들의 에피소드를 엮은 웹툰으로 유명해진 방명수를 만나러 만화 속 여자친구들이 김수진의 영화사로 모두 모이는 장면이 그려졌다. 시크한 첫사랑 누나 나지아(장지은 분), 섹시미와 넘치는 패기를 감추지 못하는 라라(류화영 분), 방명수를 보자마자 뺨부터 날리는 ‘암사자’ 장화영(이윤지 분)의 모습은 ‘구여친 3인방’의 활약에도 기대감을 높였다.
‘구여친클럽’은 화제의 웹툰을 통해 그간의 모든 애정사를 만천하에 공개한 공공의 적이자 공공의 남자친구인 방명수와 그의 네 명의 여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전 여자친구들의 ‘4자대면’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호기심을 자아낸 작품이기도 하다. tvN 드라마 ‘미생’의 변요한과 ‘응급남녀’의 송지효가 만났다는 것도 기대 요인 중 하나였다.
또한 ‘구여친클럽’의 등장은 MBC 드라마 ‘파스타’ ‘골든타임’ 등을 만든 권석장 PD의 첫 tvN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앞서 방송된 지상파 출신 PD들의 케이블 진출작들은 연이어 신통찮은 반응을 얻었다. 한지승 PD의 ‘일리있는 사랑’, 이윤정 PD의 ‘하트투하트’, 표민수 PD의 ‘호구의 사랑’에 권석장 PD의 ‘구여친클럽’까지 포함하면 올해만 벌써 4번째다. 쏟아지는 지상파 출신 PD들의 출사표 속 ‘구여친클럽’은 과연 성공을 할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리는 건 당연하다.
작년 tvN의 부흥을 이끈 드라마 ‘미생’ 이후 숨 죽은 금토극 편성띠에 ‘구여친클럽’이 활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미생’이 끝난 후 방영된 ‘하트투하트’는 마니아층은 있었지만 이슈는 되지 못했고, ‘슈퍼대디 열’도 사정은 비슷했다. tvN 드라마의 주력 편성띠인 금토극이 힘을 쓰지 못하니 tvN 드라마 전반이 주춤한 모양새를 보였다. 이렇다보니 자연스럽게 tvN 금토극의 부활에 많은 관심이 쏠렸고 그 관심 가운데에 ‘구여친클럽’이 등판을 하게 된 것이다.
‘구여친클럽’은 부담감을 가질 만한 상황이다. 주춤한 tvN 드라마의 ‘심폐소생술’을 도맡았고, 권석장 PD의 케이블 진출작이며, ‘미생’으로 이름을 알린 배우 변요한의 첫 드라마 주연작이다. 모든 것들이 모험의 연속이다. 그럼에도 첫 회에서 보여준 독특한 소재를 현실감 있게 그려낸 솜씨는 앞으로의 ‘구여친클럽’의 모험에 기대를 걸게끔 했다. 송지효와 변요한 뿐만 아니라 말미에 강력한 인상을 남기며 등장한 이윤지, 장지은, 류화영의 연기력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 사진제공=CJ E&M |
일각에서는 ‘구여친클럽’이 충분히 화제를 이룰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첫 회에서 보인 방명수와 김수진의 과거 회상 장면, 이들이 재회하는 장면이나 망한 회사를 돌이켜보며 술에 취한 김수진이 홀로 오열하는 장면 등은 충분히 공감을 이끌 만했다. 들여다보면 별 것 없는 장면들에도 공감을 입힌 송지효와 변요한의 내공이 만만찮다는 평가들이 많았다.
관건은 소재와 현실성 사이의 균형이다. 한 사람의 여자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무언가를 꾸민다는 점을 현실감 있게 잘 그려내지 못한다면 그저 ‘소재의 독특함’으로 끝날 위험이 있다. 또한 4명의 전 여자친구가 등장하니 산만함도 경계를 해야 하는 부분이다. 자칫 여자친구들과 방명수의 에피소드만 풀어내다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다.
아직은 첫 회에 불과하지만 ‘구여친클럽’은 송지효-변요한의 조합과 설렘을 자극하는 스토리로 tvN 금토극의 구원투수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과연 ‘구여친클럽’이 지금의 기세를 몰아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