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집밥 백선생’이 요리를 모르는 네 명의 남자가 요리를 알아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며 색다른 재미를 줄 예정이다.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리츠 칼튼 호텔에서는 tvN 새 예능 프로그램 ‘집밥 백선생’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백종원 셰프, 방송인 김구라, 가수 윤상, 배우 손호준과 고민구 PD가 참여했다. 출연진 중 한 명인 배우 박정철은 해외 스케줄로 부득이하게 행사에 참여하지 못했다.
‘집밥 백선생’은 요리불능 네 남자가 ‘백주부 집밥 스쿨’을 통해 끼니 해결의 즐거움을 알아가고,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는 ‘요리 인간’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는다. 요즘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매력을 뽐내고 있는 요리사 백종원이 집밥 스쿨의 스승으로 등장한다.
↑ 사진=곽혜미 기자 |
요리불능 남자의 면면도 화려하다. ‘요리와 상관없을 것 같은 연예인 1위’ 김구라, 음악만큼 요리도 잘 할 줄 알았는데 김구라로부터 ‘형편없다’는 소리를 수없이 들은 가수 윤상, 열정은 넘치는데 그만큼 실력이 안 따라주는 ‘새댁’ 박정철, ‘삼시세끼 어촌편’에서 완벽한 보조로 활약했지만 그 때도 요리와는 연이 없었던 손호준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백종원을 만나 그야말로 제로에 가까웠던 요리를 ‘키운다’.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네 남자의 기본 요리 실력을 확인한 백종원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나름대로 요리 기본기가 있을 것 같았던 박정철이나 손호준 또한 “형편없다” “재앙 수준”이라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진땀을 흘리는 모습이 담겼다. 레시피를 전수하는 백종원의 어깨 위에 옹기종기 달라붙어 온 눈을 집중시키는 네 남자의 모습이 사뭇 귀여워 보이기까지 한다.
‘집밥 백선생’은 이처럼 네 남자의 요리 실력이 발전하는 모습을 집중적으로 담으며 요즘 넘쳐나는 ‘쿡방’ 프로그램과 노선을 달리한다.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만도 몇 가지 기본기를 배웠을 뿐인데 네 남자는 “이게 되네”라는 감탄사를 연신 내뱉으며 요리가 완성될 때의 쾌감과 재미를 알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네 남자의 감정에 몰입하며 시청자도 ‘요리’를 키워가는 재미를 맛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네 남자의 요리 실력 발전이 프로그램의 중심이니 그만큼 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인 백종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프로그램의 고민구 PD는 “이 프로그램은 백 선생님의 머리에 나와서 즉석에서 애드립으로 현장을 만들어간다. 제작진은 덩어리, 가이드 정도만 정해줄 뿐 현장은 어떻게 튈지 모른다”고 말하며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백종원 선생님은 출연자와 동시에 메인 작과와도 같다. 그 안에서 모든 것을 다 하고 계신다”고 그의 활약을 전하기도 했다.
수제자 네 사람도 백종원을 향한 기대와 의지가 크다. 손호준은 백종원을 향해 “차승원 선배님이 ‘엄마’라면 백종원 선생님은 요리를 가르치는 ‘선생님’의 느낌이 강하다”고 의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상은 “저는 섭외를 받을 때 ‘감사하다’고 인사를 할 정도였다”며 “백종원 선생님께서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에 많이 간다. 그런 요리사의 수업을 수업료도 안 내고 요리를 배울 수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하더라”고 출연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중심인 백종원은 ‘집밥 백선생’을 그저 많은 ‘쿡방’ 중 하나로 전락할 수 있는 위험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는 현재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고정 출연하며 요리를 가르치고 있고, 여타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요리를 가르친 바 있기 때문이다. 확고한 색깔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프로그램의 안착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시청자들이 자칫 ‘이 프로그램 저번에 그거 아니야’라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사진제공=CJ E&M |
백종원은 이에 대해 자신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이유부터 설명했다. 그는 “한국 음식 인력이 외국에 굉장히 부족하다. 하지만 젊은 분들은 한식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별로 없더라. 그런 분들이 한식을 좀 더 ‘만만하게’ 봤으면 좋겠고, 좀 더 한식에 자신감을 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자신의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는 “TV를 통해서 집에 계신 분들이 정말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것, ‘나도 저 정도는 할 수 있는데’라는 느낌을 받는 방송이 됐으면 좋겠다. 그 나라의 요식업이 발전하려면 사먹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 문화의 음식에 관심을 가지고 직접 해먹을 수 있는 분위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또한 지금 출연 중인 ‘마이 리틀 텔레비전’과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 ‘집밥 백선생’은 정말 재료나 커다란 틀만 줄 뿐 이를 완성하는 과정, 요리하는 과정들은 온전히 즉석에서 해낸다. 그렇다보니 더욱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많이 나온다”고 말하며 프로그램의 특성을 설명했다. 그가 자신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이유를 잊지 않는다면 ‘그저 다작만 한다’는 오해는 절대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과연 백종원은 네 남자의 요리를 잘 ‘키울’ 수 있을지, 네 남자들은 한 두가지의 요리를 자신의 손으로 할 수 있을 정도로 요리와 친해질 수 있을지 ‘집밥 백선생’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오는 19일 밤 9시40분 첫 방송.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