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경은 통화 내내 조심스러웠다. “법을 잘 몰라 인터뷰를 망설였다”고 했지만 아무런 말도 안 하고 있자니 분명 억울항 상황.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수화기 너머 복잡하고 답답한 심경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앞서 지난 18일 방송가에는 코코엔터테인먼트(이하 코코엔터)가 개그맨 김민경과 홍인규를 상대로 전속계약 파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소식이 전해졌다. 코코엔터는 두 사람이 지난해 계약해지 사유가 없음에도 전속계약 파기를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이탈했다고 주장했다.
김민경은 19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전화통화에서 “주위 분들이 ‘이야기를 안 하면 그쪽 주장을 인정하는 셈’이라고 해서, 시끄럽게 만들고 싶지 않지만 덮어쓰게 되면 억울하니까”라며 입을 열었다.
“저는 유재형(코코엔터 측)이라는 분을, 한 번도 뵌 적도 없고 연락 받은 적도 없어요. 그런데 갑자기 어제 기사로 이런 소송이 걸렸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저는 계속 해지 통보를 보냈었는데 그에 대한 답변은 하지도 않고, 해지 통보 5개월 지난 뒤 이제야 답변이 온 게 소송 기사가 나온 거죠.”
김민경은 “나를 본인 회사의 연기자로 두고 싶었다면, 저에게 개인적으로라도 연락이 왔거나 만나자고 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단 한 차례도 연락은 없었다”며 “많이 당황스럽고,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지난해 12월, 김민경은 다른 소속 개그맨들과 함께 코코엔터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당시 미지급금이 상당했고, 소속 연기자로서 전혀 보살핌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속사의 지급의무 미이행은 엄연한 계약해지 사유가 된다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두 달 여 지난 시점 김민경에게 돌아온 답변은 “계약해지 이유가 없다”는 내용증명이었다. 그렇게 몇 차례 계약해지 관련 내용증명이 오고간 것 뿐, 김민경과 코코엔터 사이 소통은 없었다.
그리고 지난 18일, 코코엔터는 전속계약 일방 파기를 이유로 김민경과 홍인규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코엔터에서는 김민경의 JD브로스와의 이중계약 의혹을 제기했으나 이는 사실무근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가 자신의 소속사 연기자라고 한다면, 자기 연기자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최소한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전혀 어떤 케어도 받지 못했어요. 지난해 12월 직원들을 모두 해고, 퇴사 처리를 하고 미지급금도 주지 않으면서 막무가내로 (계약해지는) 안 된다고 하는 게, 답변 한 번 없고 아무 관여도 하지 않았으면서 이렇게 하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갑니다.”
현재 소속사, 매니저 없이 개인적으로 스케줄을 이어가고 있는 김민경은 “그저 이번 사태가 잘 마무리돼 끝났으면, 조용조용히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말 당당하시다면, 미지급금은 어떻게 되는지, 왜 내게 연락 한 번 안 주고 기사로 먼저 터뜨리셨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아직 소장은 받지 않은 상태이나 실제 고소 절차가 진행될 경우, 법적 대응을 할 마음의 준비도 하고 있단다. 통화 말미 김민경은 “법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고 살면서 경찰 조사라곤 받아본 적도 없는데, (소장이 날아오면) 솔직히 무서울 것 같다. 변호사님께 조언을 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를 웃게 하기 위해서라면 카메라 앞에서 더 활짝 웃어야만 하는 게 개그맨의 숙명. 그렇게 김민경은, 오늘도 묵묵히 녹화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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