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연대기’ 동재 役, 저도 손현주 선배처럼 고민 많이 해야 했죠”
“회사빨 인기라는 말, 아쉬워요”
“동성애 코드, 삭제 안 됐으면 어땠을까요?”
“배용준-박수진 결혼의 오작교? 제가 무슨 힘이 있겠어요”
‘키이스트 회사빨’, ‘배용준과 친해서 계속 출연’…. 배우 박서준(27)이 언급된 댓글을 봤다. 최근 결혼을 발표한 배우 배용준과 박수진의 오작교는 박서준이라는 기사에서다.
영화 ‘악의 연대기’ 홍보차 만난 박서준은 “그런 평가들은 정말 아쉽다”고 토로했다. “저도 다 오디션을 보고 합격하고 하는 등의 과정을 거쳤거든요. 누가 신인을 무턱대고 써주겠어요. 모험하는 곳은 없어요. 회사에서도 좋은 배우가 되기를 원하고, 저도 그래요. 어렵고 부담스러울 것 같은 역할은 안 되겠다고 말하는 편이에요. 회사가 크니까 단순하게 그렇게 생각하고, 겉만 보는 것 아닐까요?”
‘악의 연대기’도 두 번의 오디션을 봤다. 백운학 감독은 심지어 박서준이라는 배우를 잘 몰랐다. 입시 때 해봤던 즉흥 연기도 감독 앞에서 오랜만에 선보여야 했고, 동재 역을 따내기 위해 많은 걸 해야 했다. 결국 두 번의 오디션 뒤, 합격 통보를 받았고 영화 데뷔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박서준은 “시나리오도 재미있었고, 최근 영화에서는 20대 출연자들이 할 영화가 별로 없었다. 이번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았는데 생각대로였다”고 만족해했다.
“영화가 처음이다보니 ‘내가 스크린에도 나올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대인사를 돌면서 제가 살던 지역 극장에 갔는데 느낌이 특별하더라고요. 이 극장을 다니며 영화 찍고 싶다는 꿈을 품었는데 인사를 하러 오다니, 감격했죠.”
손현주에 버금가는 감정 조절과 고뇌가 필요했을 것 같다. 박서준도 동의한다. “손현주 선배처럼 저도 고민한 것 같아요. 감독님이 말하는 것 하나하나를 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했죠. 영화에서 다 설명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나만의 고민을 많이 하기도 했고요. 감독님이 촬영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다음으로 넘어가질 않았다니까요.(웃음)”
드라마에 익숙해져있다 보니 첫 영화 촬영 현장은 어렵게 느껴졌다. “드라마보다 비교적 여유로운 현장이라 처음에는 답답했다. 빨리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익숙해지더라”고 웃었다. 손현주와 마동석 등 선배들이 잘 챙겨준 것도 현장에 익숙해지는 데 도움이 됐다. “손현주 선배는 젠틀하시고 잘 챙겨주시더라고요. 처음에는 어려웠는데 작품하고나니 친해진 것 같아요. 마동석 형님은 위트가 장난 아니에요. 재미있는 분이시더라고요.”
차차 시간이 흘러 즐겁게 촬영을 했지만, 개봉을 앞두고는 다시 또 떨리고 긴장됐다. “드라마는 피드백이 빠르니깐 반응을 보고 뭘 고쳐야하고, 잘한 부분들은 어떻게 계속 유지해서 가야 하는지 보이더라고요. 경험을 몇 번 하다보니 알게 되는 것도 있고 눈치도 빨라진 것 같아요. 그런데 영화는 개봉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많이 생겨 다시 긴장하게 되는 게 다르더라고요.(웃음)”
동성애 코드는 삭제된 장면이 있다. “거부감이 있었을 수도 있으니까 빼신 것 같더라고요. 많은 것이 담긴 다양한 감정 연기를 해야 했는데 관객이 보기에 여러 가지 해석을 할 수 있으니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고 봤나 봐요. 하지만 지금 또 생각해보니 ‘그 장면이 있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들어요. 하하하.”
박서준은 데뷔 이후 연기 면에서 꽤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고마운 일”이라며 “처음에는 선택을 받는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제가 재미있고 잘할 수 있는, 자신감 있는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잘 될 작품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위주로 했는데 그런 모습들이 호감을 준 것 아닐까 한다”고 짐작했다. 또 “현재 대중이 굉장히 냉정하고 수준이 높다”며 “연기를 잘하지 못 하면 관객 모독이고, 배우는 곧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항상 대중보다 앞서 있는 시각으로 연기를 보
박서준은 또 한 마디를 덧붙였다. 배용준과 친해서 박수진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줬다는 것에 대해서다. “두 분과 친분이 있긴 해요. 하지만 제가 무슨 힘과 능력이 있어서 두 분을 연결해줬겠어요? 하하하.”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