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항상 호기심을 가져라. 삶은 조금 이상할 때 가장 멋지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NRK2 ‘슬로우 TV’는 단 한번의 편집없이 촬영된 모든 것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노르웨이 베르겐 철도 개통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7시간20분 남짓한 철도 운행을 그대로 안방극장에 내보냈다. 조금 무모할 수도 혹은 혁신적일 수도 있는 기획이었다. 결과는? 전국민 500만명 중 120만 명이 시청할 만큼 성공적이었다.
제작자 토마스 헬룸은 이런 혁신적 작업의 원동력으로 호기심을 꼽았다. 그는 가열차게 호기심을 가지라고 강조하며 조금은 이상해질 필요성을 강조했다.
토마스 헬룸은 21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진행된 ‘SBS 서울 디지털포럼(SDF) 2015’에서 ‘슬로우 TV, 소를 이해하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슬로우TV’ 탄생의 배경과 결과물 등을 통해 호기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 사진=SDF 제공 |
토마스 헬룸은 이날 “‘슬로우TV’가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이게 말이 되냐’라는 반응이었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2009년 한 동료가 베르겐 철도 100주년 기념을 맞이해 이 철도 여행을 전부 촬영해보는 건 어떠냐는 제안을 했다. 다음 날이 돼도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을 만큼 좋은 아이디어라 나는 바로 NRK 편성팀장에게 전달했다”며 획기적인 프로그램의 시작을 설명했다.
토마스 헬룸의 시도는 단순했다. 카메라 4대를 설치해 기차 안팎을 보여주면서 그래픽과 음악 등으로 재미 요소를 살렸다. 터널을 지나갈 때 화면이 어두워졌고, 차창 밖 산과 물은 생생했다.
↑ 사진=SBS 방송 캡처 |
금요일 황금시간대 편성돼 ‘지루하지 않을까’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러나 방송 직후 이런 걱정들은 금방 사라졌다. 평균 5%대 채널 시청률이 대폭 상승한 것. 국민의 1/3이 시청한 셈이라 대단한 성공이었다.
토마스 헬룸은 “‘슬로우 TV’는 누가 언제 어디서 나타나는지 모르기 때문에 계속 지켜봐야 한다는 게 핵심”이라며 “스토리는 영상에 들어있지 않다. 보는 이들의 머리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이게 바로 ‘슬로우 TV’만의 화법”이라며 인기 비결을 설명했다.
이어 “이 콘텐츠의 성공은 단순한 방송 프로그램이 아닌 ‘세컨드 스크린(휴대용 디바이스)’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확신했다.
토마스 헬룸은 마지막으로 청중에게 호기심을 늘 가지라고 당부했다. 인생은 조금 이상할 때 가장 최고라며 자신의 좌우명을 강조했다. ‘슬로우TV’ 성공 역시 이를 기반하고 있다는 확신이 목소리에 가득 묻어났다.
한편 ‘SBS 서울 디지털포럼(SDF) 2015’는 ‘깨어있는 호기심-새로운 돌파구를 찾다’는 주제로 20일, 21일 양일간 진행됐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