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를 잔인하게 죽이고 인육을 먹어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희대의 연쇄 살인마 안드레이 치카틸로. 영화 ‘차일드 44’(감독 다니엘 에스피노사)는 이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
1952년 범죄 발생률 0%인 완벽한 국가를 꿈꾼 소비에트 연방. 비밀경찰로 일하는 레오(톰 하디)는 이 국가에서 출세가도를 달린다. 어느 날, 철길 옆에서 어린아이 시체가 발견되지만 레오는 “완벽한 국가에서 범죄란 없다”는 신념을 보이고 단순 기차 사고로 종결한다.
와중에 동료의 음모로 레오의 아내 라이사(누미 라파스)가 간첩 누명을 쓰고, 레오는 아내를 고발하지 못한다. 볼스크시 민병대로 좌천된 레오는 이곳에서 어린아이 시체를 발견한 뒤, 똑같은 사건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음을 알게 되고 그 실체를 쫓는다.
아이들이 연쇄적으로 피살됐지만 침묵을 강요당하는 사회 분위기. 독재 정권의 실체다. 영화는 관객에게 두려움과 함께 분노라는 감정을 일게 한다.
‘인셉션’과 ‘다크 나이트 라이즈’ 등에서 엄청난 연기력을 선보인 톰 하디가 44명의 아이의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친다. 강인한 모습은 물론, 내적 갈등을 세밀히 표현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기 위해 변하는 인간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볼스크시 민병대장 네스테로프 역의 게리 올드만 역시 깊은 내공을 선사한다.
영화는 1950년대부터 1960년대 소비에트 스타일의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한 체코에서 촬영됐다. 배우들의 러시아 악센트와 긴박감 넘치는 전개도 관객의 몰입도를 높
‘차일드 44’는 전 세계 36개국 출간, 400만 부 이상이 팔리며 출간과 동시에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이 희대의 연쇄 살인마를 모티브로한 동명소설에 흥미를 느꼈고, 스크린 제작을 맡았다. 137분. 청소년 관람불가.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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