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 ‘스파이’가 기발한 발상의 전환으로 관객과 제대로 통했다. 개봉과 동시에 줄곧 박스오피스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의 뒤를 이어 높은 예매점유율도 보이고 있다.
‘스파이’는 배우 주드 로를 비롯해 제이슨 스타뎀, 멜리사 맥카시, 로즈 번, 앨리슨 제니, 피터 세라피노윅 등이 출연했다. 모든 것이 완벽한 스파이 파인(주드 로 분), 행동 보다 말이 앞서는 스파이 포드(제이슨 스타뎀 분), 조직을 구하기 위해 전격 투입된 스파이 쿠퍼(멜리사 맥카시 분)까지 CIA 일급 비밀 스파이들이 마피아 조직의 핵폭탄 밀거래와 CIA 요원들의 정보 유출을 막는 미션을 수행하면서 벌어지는 스파이 액션을 담았다.
개성으로 뭉친 스파이들과 뻔할 것 같지만 조금도 방심할 틈도 주지 않고 관객을 웃기고 또 웃기는 이야기, 화려하면서도 친근한 액션 등이 생각보다 엄청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게다가 뚱뚱하고 소심한 여주인공을 앞세워 스파이 사상 가장 치명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이는 콤플렉스를 매력으로 바뀌는 멜리사 맥카시가 관객을 제대로 자극한 셈이다.
↑ 사진=포스터, 스틸 |
현장 스파이 요원으로 나서게 되는 계기 역시 파인에 대한 사랑이다. 현장에 나갈 때도 쿠퍼에겐 무좀약, 치질 환자용 물티슈 등 민망함으로 위장된 하이테크 무기를 들고 나가 초라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쿠퍼가 ‘훈녀’가 아닌 ‘평범한 흔녀’이기에 관객과의 거리감은 좁아지고, 매번 예쁘고 멋진 캐릭터의 등장에 싫증난 관객에겐 신선하다. 평범하기에 오해의 소지는 줄어들고 이를 무기 삼아 자연스럽게 범인에게 접근하는 쿠퍼의 모습은 유쾌, 상쾌, 통쾌하다.
↑ 사진=포스터 |
주드 로와 초반에 호흡을 자랑했다면 중반부터 후반까지는 제이슨 스타뎀, 피터 세라피노윅과 ‘케미’를 뽐낸다. 이는 평범한 여자의 특별한 매력의 진가가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상대방의 인신공격도 너그럽게 맞받아치는 쿠퍼의 입담은 포복절도케 만들며, 무심코 뱉은 말에 대해 반성할 기회까지 선사해 잊을만하면 새로운 교훈을 준다.
그러나 대사의 통역 과정에 있어 지나치게 재미를 강조해 자칫 오해 살만한 대사들이 몇 개 있다. 그럼에도 영화는 영화로 볼 때 가장 재미있는 법이다. ‘빅재미’를 원한다면 대사가 주는 언짢음은 잠시 무시해도 좋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