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국내에 발매된 거라곤 EP 한 장이 전부이다. 하지만 데드버튼즈는 곡수와는 상관없이 기존 국내 밴드들과는 다른 길을 개척했다. 바로 해외진출이다.
음반이 발매되기도 전에 이들의 공연을 본 영국 리버풀 사운드 시티(Liverpool Sound City)의 대표이자 발틱 레코드 설립자 데이비드 피칠링기(David Pichilingi)는 이들을 눈여겨 보고 해외 진출을 도와주는 한편 영국에서의 앨범 발매까지 도왔다.
오는 19일부터 영국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는 데드버튼즈를 만나 해외 진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영국에서 첫 EP를 발매하게 됐는데 기분이 어떤가
“사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영국 할배(데드버튼즈는 데이비드 피칠링기를 이렇게 부른다)가 ‘영국갈래?’라고 불러줘서 갔다 왔고 두 번째 만났을 땐 ‘같이 음악 할래?’라고 해서 음반까지 내게 됐다. 저희를 좋게 봐주셨던 것 같고 잘 되면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이강희)
노래가 모두 영어 가사다. 해외 진출을 염두한 결과물인가
“저희가 할 때 그냥 영어로 쓰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영어가 더 편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한글 보다는 영어 가사가 노래에 더 잘 붙어서 선호하게 됐다. 그냥 곡에 악기를 고르듯이 언어를 고른 거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홍지현)
2013년 잔다리페스타, 2014년 러시아 브리록스, 리버풀 사운드 시티, WTFest 5.5를 포함한 영국 4개 도시 투어까지 해외 진출이 이뤄지고 있는게 이를 통해서 얻은 것이 있다면
“사실 저희끼리 투어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4개 도시밖에 안돼서. 작년에는 리버풀 사운드 시티에 간 김에 투어를 돌아보자고 해서 시작을 했다. 사실 공연을 더 하고 싶었는데 예산 문제로 귀국을 하게 됐다. 한국에 돌아오니 버스탈 돈도 없었다. 돌아와서도 교통비가 없어서 합주를 못하기도 했다. 한 클럽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저희랑 똑같이 처음으로 해외에 온 팀이었다. 저희는 오프닝이고 이 팀은 마지막 순서였는데 저희는 관객들과 어울리지 못한 반면 이 팀은 처음인데도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하더라. 세상엔 엄청난 밴드들이 많고 배워야 하는 부분이 많다는 걸 느꼈다. 국내에서 보고 듣는 게 다가 아니었다. 좋은 밴드들이 많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이강희)
해외 진출을 언제부터 생각을 했는지, 그 이유는?
“밴드를 시작할 때 재미있는 건 다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영국에서 공연 요청이 왔는데 자비로 와서 하라고 했다. 그런데 저희 팀은 결정이 빨리 나왔다. 전 이 밴드가 저에겐 마지막 밴드라고 생각을 해서 해볼 것 다 해보고 싸워보고 하는 생각이었다. 기회가 있어서 잡은 것.”(홍지현)
“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데 한국에서 의욕이 많이 떨어졌었다. ‘우리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잘 안되네’라는 생각도 있었는데 그게 잘못된 거였다. 외국에 갔다와서 생각이 달라진 걸 느꼈다. 초기엔 여기선 안 좋아서 저희를 테스트해보자는 생각이었다면 한국에서 잘 돼야 외국에서도 잘 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나가서도 잘되니까 생각이 변하고 있다.”(이강희)
한국에서 해외 진출을 생각하는 밴드들이 많은 것 같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해결책이 무엇인 것 같은가
“무조건 돈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선 어쩔 수 없다.”(이강희)
“금전적 지원이 문제다. 그것만 해결되면 한국 밴드들의 해외 진출은 많아질 것. 해외에선 음악만 괜찮으면 언제나 받아줄 기회는 있지만 페이를 주진 않는다. 쇼케이스 형식이라서 그걸 자비로 가야되는데 페스티벌에 참여한다고 경비를 지원을 해주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국내에서 공연을 갈 때 페이를 받고 가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데드버튼즈 소속사 관계자 육대근)
해외에서 데드버튼즈의 음악이 인정 받는 이유가 뭔가
“운이 따르고 있는 것 같다. 그냥 취향일수도 있다. 어떤 상황에서 저희 음악이 필요했을 뿐이다. 영국 할배를 처음 봤을 때 ‘영국에서 행사를 하는데 오라’고 했고 다시 만났을때도 태도가 일관됐었다. 그러면서 좀 더 프로페셔널하길 바랬고 조언해줬다.”(이강희)
“이제 음악도 나올 것이 다 나와서 특이한 것도 없다. 에너지가 잘 맞았던 것 같다. 어떤 음악은 좋아도 들을 때 불편할 때가 있는데 그건 저랑 성격이 다른 부분이다. 아마 그런 부분이 맞아 떨어지지 않았나 싶다.”(홍지현)
출국을 앞두고 있는데 영국에서의 계획은
“18일에 출국해서 6월1일에 돌아온다. 4개 공연이 잡혀있는데 이외의 시간에도 프로필 사진도 다시 찍고 다양한 영상물을 남기고 오려고 한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