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어머~ 칼 갈았네!’
배우 수애의 연기에 이 문장 하나가 언뜻 비쳤다. 국회의원 딸 서은하와 가난한 집안 장녀 변지숙 등 1인 2역을 맡았지만 동일 인물로 보이지 않았다. 아니 첫 회부터 감정 기복이 심했던 변지숙마저도 마치 매 장면 다른 사람인 듯 입체감이 살아있었다. 그 중심에 바로 수애가 서 있었다.
27일 오후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가면’ 첫 회에서는 서은하와 정략결혼을 앞둔 재벌2세 최민우(주지훈 분)가 서은하 도플갱어인 변지숙을 우연히 만나는 과정이 그려졌다. 더불어 최민우의 정략 결혼을 두고 팽팽히 대립하는 이복누나 미연(유인영 분)과 민석훈(연정훈 분)도 등장해 긴장감을 더했다.
이날 방송은 ‘수애의 원맨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벼랑 끝에서 죽음을 마주하는 변지숙으로 작품을 시작해, 자살인지 타살인지 모를 비극을 맞는 서은하로 엔딩을 장식했으니 말이다.
↑ 사진=SBS 방송 |
수애의 연기력은 오프닝부터 파워가 넘쳤다. ‘채널을 멈추게 하는 건 30초의 강렬한 오프닝’이라는 흥행 공식을 따른 듯 눈물 연기부터 사고뭉치 가족들에게 “그렇게 살지 마라. 난 다시 태어나면 이렇겐 안 살 것”이라고 절규하는 장면까지 1초도 눈 돌릴 수 없을 만큼 흡인력 있었다.
망가지는 연기도 서슴지 않았다. 술을 마시고 바닥에 뻗는 신이나 저조한 판매율로 상사에게 혼나면서도 뻔뻔하게 딴 생각하며 잔소리를 흘려버리는 표정 등을 능청스럽게 소화해냈다. 오랜만에 등판하는 안방극장을 위해 칼을 갈았다는 느낌이 브라운관 곳곳에서 베어나왔다.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가면’이지만 작품 속 수애의 존재감은 ‘어마무시’했다. 집필을 맡은 최호철 작가 전작인 KBS2 ‘비밀’ 속 황정음이 그러했듯, 이번 작품도 여주인공 수애가 극의 축을 짊어지기에 충분했다.
앞으로 두 달, 그의 연기력은 대체 얼마나 물이 오를까. 또 작품 흥해에는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야왕’ 이후 별다른 대표작 없었던 그의 필모그래피에 ‘가면’이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