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대박을 터트렸다. 480만 명이 봤다. 쉽게 깨질 것 같지 않다던 다큐 영화 ‘워낭소리’(293만여 명)를 제친 신기록이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흥행 비슷한 시기, 축하를 전하는 이들 사이에서 “대기업이 독립-예술 영화계까지 잠식하니 우리는 죽겠다”고 하는 몇몇 독립영화 관계자들의 아우성이 들렸다. 이제 상업영화 시장뿐 아니라 독립-예술 영화까지 대기업의 눈치를 보고, ‘간택’을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였다. CGV아트하우스가 이런 주장을 나오게 한 중심에 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CGV아트하우스로부터 꽤 적극적 지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관객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극장 환경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CGV아트하우스는 지난 2004년 ‘인디영화관’으로 시작했다. 멀티플렉스 CGV의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인 ‘인디영화관’은 2007년 ‘무비꼴라쥬’로 이름을 변경했고, 지난해에는 10주년을 기념해 다시 현재의 아트하우스로 명칭을 바꿨다.
이름이 바뀌어서인지 CGV아트하우스의 목표 방향도 조금 달라졌다. 중-저예산 한국영화에 투자와 배급을 직접 적극적으로 맡기로 했다는 점이다. CGV아트하우스가 대기업 수직계열화로 상영관을 독점하는 등의 문제로 비난을 받는 CJ엔터테인먼트처럼 독립영화계까지 장악하려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CGV아트하우스 측은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가 2000년 이후 중간규모 예술영화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자회사 개념의 ‘스페셜티 디비전’(폭스 서치라이트, 소니픽쳐스 클래식, 포커스 피쳐스 등)을 설립한 것처럼, 한국 다양성 영화의 발전과 도전을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이상윤 CGV아트하우스 사업담당은 27일 언론을 대상으로 한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대기업이 틈새시장까지 노린다’는 주장에 대해 “우리나라 다양성 영화는 미약한 시장이다. CGV아트하우스의 역할이 필요하다. ‘정말 시장이 있고 수익이 난다면 대기업 가운데 왜 CGV만 이 사업을 하겠는가?’라고 반문하고 싶다. 이 시장이 어렵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영화를 관객에게 보여줄 최대의 접점을 만들어주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다양성 영화 시장이 관객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고 창작과 배급하는 분들도 답답해하는데, 아트하우스가 완벽한 도움을 주지는 못하지만 외부적인 자극을 준다면 어떤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짚었다.
독립-예술영화계와의 상생도 언급했다. 이 사업담당은 “아트하우스는 다양성 영화 개봉 지원과 상영관을 내어주는 일도 하고 있다. P&A 비용을 지급하기도 한다”며 인디스토리가 제작하고 배급한 영화 ‘그라운드 이방인’을 예로 들기도 했다.
다양성 영화 전용관은 일반 상영관보다 수익률이 떨어져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게 CGV아트하우스의 입장이다. 손실이 있지만 CGV하트하우스는 계속해서 스크린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오는 2018년까지 35개(현재 서울 11개, 경기 4개, 그 외 지방 6개 상영관)로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방에서의 활성화도 꾀한다.
이는 다양성 영화 시장이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와 ‘비긴 어게인’, ‘위플래쉬’ 등이 흥행한 것처럼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때문이다. CGV아트하우스가 ‘시네마톡’과 ‘이동진의 라이브톡’ ‘CGV아트하우스DAY’, ‘주문형 극장 T.O.D’ 등의 행사를 유지하며 관객의 관심을 높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CGV아트하우스는 또 최근 국내 최초로 영화 전문 도서관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를 오픈, 영화와 영감을 주고받은 1만여 권의 장서(시나리오, 책 등)를 영화 관계자들과 시민들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다양한 면에서 영화 산업 전반을 책임지고 싶다는 뜻이 읽힌다.
CGV아트하우스의 다양한 노력과 투자를 인정할 만하다. 하지만 소규모 배급사와 독립영화 제작자들의 위기감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다.
이날 이 본부장과 같이 발표를 한 정상진 아트나인 대표는 “한국 관객들이 아직은 집단주의 문화와 동조욕구가 높아 다양성 영화를 외면하고 있다”며 “CGV아트하우
과연 CGV아트하우스가 또 하나의 ‘거대 공룡’이 된 뒤, 나중에 돌을 던져도 늦지 않는 걸까. 물론 다툼 없이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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