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드웨인 존슨과 브래드 페이튼 감독이 대지진의 아픔을 소재로 영화 ‘샌 안드레아스’에서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는 관객도 있을 것이라는 질문에 대해 공감과 위로를 표했다. 28일 오후 중국 베이징 파크하얏트에서 ‘샌 안드레아스’ 홍보차 한국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다.
영화 ‘샌 안드레아스’는 지구를 멸망시킬 수도 있는 샌 안드레아스 단층에서 규모 9의 대지진이 일어나면서 모든 것이 무너지는 상황을 다룬 초대형 재난 블록버스터. 극 초반 한국계 배우 윌윤리가 연기한 지질학자는 후버댐에서 갑작스러운 지진에 어쩔 줄 몰라하는 어린 소녀를 구하고 희생된다. 지난해 발생한 세월호 참사가 연계시키는 관객도 있을만한 신이다.
이와 관련 페이튼 감독은 “사람들의 뇌리에 오래 남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장면의 의미는 크기가 크든 작든 우리 모두가 영웅적인 일을 할 수 있고, 선행을 하고 살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그런 지점을 할리우드 영화로 끌어들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이기적이기보다는 이타적으로 남을 위해 희생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 지질학자는 아이에게 ‘눈을 감으라’고 하는데, 자신이 죽는 고통의 순간을 보여주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면은 특히 주인공인 드웨인 존슨이 가장 마음에 들어 했고, 자신이 직접 연기하고 싶어한 장면이기도 했다. 페이튼 감독은 “‘초반에 주인공이 죽으면 문제가 생기니 그러면 안 된다’,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당신한테 줄 수 없다’고 말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고 회상했다. 존슨은 “그런 감동적인 순간을 그린다는 것은 관객에게 인간의 기본적인 이타심과 선한 마음을 믿게 하고, 우리 자신이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게하는 믿음을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드웨인 존슨은 또 최근 네팔 대지진도 발생해 전세계가 슬픔에 빠진 것과 관련해서는 “공교롭게도 네팔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가 영화 홍보를 시작하려는 시점이었다. 모두가 모여 ‘지금 우리는 영화 홍보를 하지 말고 쉬여야 할 때다’고 했다. 홍보 마케팅을 접고 네팔 지진 구호 활동 등과 관련해 기부금을 냈다”고 떠올렸다.
이어 “다행히 이 영화가 나온 것에 감사하다는 말도 들었는데 일반 사람들이 지진에 대해 많이 알게 되고, 지진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는지 알려줬기 때문”이라고 했다. 페이튼 감독도 “우리는 지진을 피하진 못한다. 하지만 우리 영화가 지진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서로 돕고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리는 교육적 효과를 줬다는 얘기를 들어 좋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영화의 제목이자 배경이 되는 ‘샌 안드레아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관통하는 지층으로 1906년 약 1400명의 사상자를 낸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등 지진이 잦은 곳이다. 실제로 지질학자들이 향후 30년 안에 규모 9의 대지진 ‘빅원(Big One)’이 일어날
드웨인 존슨이 LA 소방구조대 헬기 조종사 레이 게인즈, 칼라 구기노가 레이 게인즈의 아내 엠마를 연기했다. 레이와 엠마가 딸 블레이크(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를 대지진에서 구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6월 3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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