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말 잘하는 사람, 혹은 아나테이너죠! 그러나 이들의 ‘진짜’ 사는 얘기는 얼마나 알고 있나요? 똑 부러진 이미지의 아나운서가 아닌 인간적인 면모를 ‘키워드’로 보여드립니다. 이들의 얘기에 ‘아(AH)!’하고 무릎 탁 칠 준비됐나요?<편집자 주>
[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희망TV’의 송해 선생님을 꿈 꿉니다. 그만큼 장수했으면 좋겠어요.”
SBS 최기환 아나운서는 사내에서 ‘봉사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실제 지난 4월에도 지진 여파로 고생하고 있는 네팔을 위해 1000만 원을 선뜻 기부해 화제가 됐고, 소외계층 어린이와 아프리카 및 제3세계 빈곤 국가를 지원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희망TV’도 6년째 사회를 보고 있는 것.
“사실 SBS 아나운서 중에도 마음에서 우러나 스스로 찾아가 돕는 분들도 많아요. 그런 분들 두고 제가 봉사활동을 한다고 말하는 게 참 부끄럽네요.”
이처럼 겸손한 태도에 말끔한 외모, 수려한 말솜씨로 매일 아침 SBS ‘모닝와이드’로 주부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기도 한 최기환 아나운서에게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 몇 가지를 물어봤다.
↑ 디자인=이주영 |
◇ 최기환의 키워드 6. 소셜테이너, 그리고 봉사활동
키워드1. 희망TV
“사실 아나운서는 두 부류로 나뉘는 것 같아요. 스타 아니면 장수 아나운서죠. 근데 전 경쟁력 있게 오래 가는 게 좋은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희망TV’도 예능처럼 재밌게 하고 싶어요. ‘희망TV’계의 송해 선생님처럼? 크하하. 웃음이 있어야 TV도 보고, 모금을 위해 돈도 내지 않겠어요? 그래서 제가 ‘희망TV’ 표어로 만든 게 ‘나눔은 축제다’라는 거였어요. 앞으로는 가수들도 많이 초대해서 볼거리도 제공하고, 나눔도 함께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어요.”
키워드2. 봉사활동
“‘희망TV’를 진행한지도 벌써 6년이 됐네요. 늘 VCR 보면서 내용을 전달하다 보니 슬프지 않은 내성이 생긴 것 같았어요. 그럴 때쯤 아프리카 브룬디라는 나라를 직접 갔어요. ‘희망원정대’라는 형식으로 일반인, 학생들과 함께 갔는데 정말 눈물 나더라고요. 한번은 산모가 출산이 임박해 병원에 실려왔는데 침대가 없어 땅바닥에서 그냥 앉아 있다가 애를 낳았어요. 결국 죽고 말았죠. 근데 무연고자라 산모와 아기 시체를 가져갈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거에요. 그래서 저희가 직접 장례를 치러줬어요. 그 때 참 많이 울면서 ‘다른 건 못해줘도 산모병동은 꼭 지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마침 국민연금 홍보대사 연장 계약이 돼서 그 돈을 기부했어요. 사실 굉장히 큰일이라 월드비전과 상의했더니 하나의 프로젝트로 만들더라고요. 건물이 만들어졌고 현판식까지 끝냈죠. 이젠 집기를 들여올 차례예요. 이를 위해 지금도 모금을 하고 있고요.”
↑ 사진=SBS |
키워드3. 소셜테이너
“아이고~소셜테이너 가능성이요? 그냥 전 봉사활동하는 사람들에 어우러져 업혀가고 있는 거예요. 하하. 어떤 목소리를 내고 그럴 건 아니고요. ‘희망TV’ MC가 그런 자리인 것 같아요. 아프리카의 실상을 보여주고 제가 설명해주면 연예인들이 성금을 보내주잖아요? 작은 돈이라도 그러다보면 그 규모도 점점 커지는 거고요. 이렇게 저처럼 업혀가서 조금씩 봉사하는 거라면 그것도 좋지 않겠어요?”
키워드4. ‘모닝와이드’ 벌써 8년째
“전 정말 제작진과 많은 얘길 해요. 아침 교양 정보 프로그램이지만 자극적인 사건사고나 부부 문제를 다루고 싶진 않았거든요. 또 교과서적인 코멘트도 지양했고요. 고소를 당하더라도 당당하게 전달할 수 있는, 또 내 경험을 바탕으로 정보를 알려줄 수 있는 MC가 되고자 했어요. 그래야 시청자들도 나와 공감대를 형성하니까요. 오랫동안 진행할 수 있는 중요한 비법이요? 사실 방송은 돌고 도는데 2년 전에 나온 소재가 또 나올 수 있거든요? 그럴 대 모른 척 할 수 있는 스킬이 필요합니다. 하하.”
↑ 사진=SBS |
키워드5. 프리랜서 혹은 아나테이너
“프리랜서요? 지금은 아직 생각이 없어요. 그 일이 제가 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아나운서들이 엔터테이너처럼 활동하는 건 긍정적으로 봐요. 끼가 있는 사람이라면 발전시켜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대신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가졌으니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서 신조어, 줄임말, 속어, 은어를 쓰더라도 이에 대한 올바른 말을 알고 쓰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만약 나이 어린 시청자들이 보는 프로그램이라면 그 말을 쓰면서도 나중에 정정해줄 수 있게 말이죠.”
키워드6. 데뷔 12년차
“이제 SBS에서도 벌써 중견 아나운서예요. 선후배 사이를 이어주는 중간 구실이더라고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요? 방송에 정답이 없으니 굳이 자신이 가진 개성을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방송에 대한 평가는 보는 사람마다 다 다르거든요. 그들 얘기를 다 귀담아 들으면 언젠가는 ‘멘붕(멘탈붕괴)’이 오는 상황까지 이르죠. 그러히 않기 위해서는 개성대로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또 방송에 솔직히 임하다보면 제대로 자리잡기도 하고요.”
[최기환은 누구?] 최기환은 1975년 출생해 인하대학교 중국어중국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2003년 SBS 11기 공채 아나운서로 방송가에 입문한 그는 ‘모닝와이드’ ‘접속 무비월드’ ‘희망TV’ 등 여러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으며 이름을 알렸다. 또한 그 실력을 인정받아 SBS 연예대상 아나운서상(2010, 2014)을 두 차례 받았고, 2011년 제12회 대한민국영상대전 포토제닉상 MC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국민연금 홍보대사로도 활약 중이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