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학교2015’는 모두가 웃으며 끝난 해피엔딩이었다. 드라마는 끝을 맺었지만, 그 속에 살아 숨쉬던 18살 소년 소녀들의 삶은 이제 시작이었다.
16일 종영된 KBS 2TV ‘후아유-학교2015’는 사실 상당한 우려가 뒤따랐던 작품이었다. 이제껏 인기를 끌었던 ‘학교 시리즈’와 다르게 여학생을 메인 주인공으로 해 극을 이끌었으며, 남자 주인공인 남주혁과 육성재는 연기력이 검증되지 않은 신인급 배우들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걱정과 우려는 기대치 못한 수확이 됐고, 다소 무리하게 비춰질 수 있었던 ‘1인2역’ 쌍둥이 설정도 차별화와 신선함으로 탈바꿈했다.
극의 초중반에는 따돌림의 피해자였던 은비(김소현)를 중심으로 왕따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또 꿈이 없어 방황하는 청춘과 공짜 지갑, 자발적 왕따, 지나친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고액 불법 과외, 친구들 사이의 미묘한 질투와 감정 등 10대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가감 없이 리얼하게 그려냈다. 여기에 은비의 쌍둥이자매 은별과 정수인(정인서 분) 사망 사건에 얽힌 미스터리까지 적절하게 섞어가며 극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였다.
그러나 후반으로 접어들수록 주인공들의 러브라인에 중심이 쏠리면서 ‘학교’ 시리즈의 의미가 점점 옅어졌다. 특히 죽은 줄 알았던 은별이 학교로 돌아오고 부터는 메인 남주 한이안(남주혁)의 감정선이 갈팡질팡 흔들렸고, 은비 또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지켜봐줬던 태광(육성재)와 이안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고민하면서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들마저도 혼란스럽게 했다.
결국 마지막회에서 은비는 태광과 친구로 남게 된다. 또 유학을 떠난 은별의 도움으로 이안과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한다. 자신의 이름을 잃은 채 언니의 이름으로 살아갔던 이은비는 ‘고은비’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이은비를 끊임없이 괴롭히며 자살시도까지 하게 만든 가해자 강소영(조수향 분)은 친구들 틈에서 소외되고 정신과 상담 치료를 받는 등 악행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됐다.
에피소드와 러브라인, 모두 확실한 매듭을 지었지만 어딘가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설득력이 부족했던 스토리에 비해 배우들의 열연이 너무도 훌륭히 빛났기 때문. 이은비와 고은별을 마치 다른 사람인 마냥 완벽히 소화해낸 1인2역의 김소현과 청량감이 넘쳤던 순정남 남주혁, 소문난 또라이였지만 오직 이은비에게만 다정했던 공태광 역의 육성재와 ‘제2의 연민정’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악랄한 연기를 잘 소화해낸 조수향까지. ‘스타 양성소’라는 학교 시리즈의 명성에 걸맞게 ‘후아유-학교2015’ 또한 숱한 배우들을 스타덤에 올리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비록 후반부의 전개가 미숙하긴 했어도 ‘후아유-학교2015’가 전하려 했던 메시지는 강렬하고 깊게 각인됐다. 드라마 제목 ‘후아유’에 걸맞게 열여덟 소녀 은
한편 ‘후아유’ 후속으로는 서인국 장나라 주연의 달콤살벌 수사 로맨스 ‘너를 기억해’가 찾아온다. 22일(월) 첫 방송.[ⓒ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