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가수 보아가 tvN ‘삼시세끼 정선편’(이하 ‘삼시세끼’)의 무대인 정선 옥순봉으로 출격해 털털한 모습으로 시청자와 한 걸음 가까워졌다.
지난 19일 오후 방송된 ‘삼시세끼’에서는 보아가 옥순봉에서 이서진, 옥택연과 만나 각종 농사일을 거드는 모습이 그려졌다.
보아는 도착하자마자 짐 속의 ‘인스턴트 식품 향연’을 자랑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서진마저도 각종 인스턴트 음식으로 가득 찬 보아의 짐을 보며 “너 자취하니?”라고 물었을 정도. 보아는 단번에 그의 노래인 ‘아틀란티소 소녀’를 패러디한 ‘자취란티스 소녀’라는 별명을 얻었다. 자신의 짐에 놀라는 스태프들과 이서진, 옥택연을 보며 수줍어하던 보아도 인스턴트 음식을 빼앗길 위기에 처하자 이서진과 함께 나영석 PD에 맞서 웃음을 자아냈다.
↑ 사진=삼시세끼 방송 캡처 |
이어 시작된 식사 준비에서 보아는 의외의 요리 실력을 발휘했다. 그는 배추된장국을 준비했고, 가마솥에 끓이는 첫 국임에도 이서진으로부터 “맛있네”라는 평가를 들었다. 야무진 손길로 배추와 각종 야채를 써는 보아의 모습은 무대 위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는 사뭇 달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아시아의 별’ 보아도 농사일은 피할 수 없었다. 보아는 옥택연과 함께 잡초를 뽑으면서 가수 선후배로서의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보아는 옥택연에 “너도 이제 방송국 가면 엄청 인사 받겠다. 나는 최근에 방송국 갔을 때 미리 공부하고 갔다. 내게 인사하는 친구들 모르면 실례니까”라며 “매주 음악방송을 챙겨봤는데도 하루가 다르게 그룹이 데뷔해 힘들더라”고 ‘대선배’의 고충을 털어놓으며 옥택연과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보아는 데뷔 15년차 아이돌이다. 소녀 ‘보아’가 벌써 30세가 됐고,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를 넘어 미국까지 진출을 했으며, 대형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의 이사 자리까지 올랐다. 예능 프로그램에는 좀처럼 출연하지 않았던 터라 일반 시청자들의 기억 속 보아는 늘 카리스마 넘치는 ‘아시아의 별’이었다. 그런 보아가 옥순봉에서는 모든 틀을 벗고 ‘순박한’ 보아로 변신했다.
그는 긴 머리를 질끈 묶고, 수수한 옷차림으로 밭을 누볐다. 먹성도 좋아 곤드레나물 비빔밥을 금세 한 그릇 뚝딱 비우며 “저 정말 잘 먹는다”고 자랑했다. 그런 보아는 금방 딴 꿀에 가래떡을 찍어 먹을 때에는 바보 같은 웃음을 지어 이를 지켜보는 이서진을 흐뭇하게 만들기도 했다. 저녁을 만드는 시간에 ‘빙구’로 변신한 옥택연의 모습에 “우리 택연이가 이상해졌다”고 하다가도 금세 ‘빙구송’을 따라하며 함께 ‘빙구’의 세계로 들어가 보는 이를 폭소케 했다.
↑ 사진=삼시세끼 방송 캡처 |
이와 함께 ‘가수’ 보아가 아닌 ‘인간’ 보아로서의 이야기도 풀어냈다. 그는 자신을 어려워하는 후배 옥택연을 위해 먼저 다가가 음악 방송 이야기를 꺼냈다. 보아는 “내 나이대 가수들이 별로 없다. 생각해보면 호랑이띠가 많이 없더라”고 말하며 섭섭함을 드러내기도 했고, 후배들이 너무 많아져 미리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웃음을 터뜨리며 ‘아이돌 시조새’다운 모습을 보였다.
또한 말미에 등장한 ‘참바다’ 유해진과의 각별한 인연도 공개했다. 그는 게스트 유해진에 전화를 해 “오빠 여기 일 많다. 빨리 와라”고 말하며 그를 재촉했다. 의외의 조합에 보아는 “연예계에서 낯가리기로 유명한 사람들이 모여 모임을 만들었다. 이제 낯가리지 말아보자는 취지에서 만든 모임인데 여기에서 유해진 오빠를 만났다”고 말했다. 대스타 보아가 ‘낯가림’ 때문에 힘들었다는 속내를 끄집어내니 시청자의 눈에는 달라보일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보아의 활약은 그야말로 ‘새로운 보아’의 역습과도 같았다. 15년 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보아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조금씩 드러내며 시청자들과의 교감을 시작했다. ‘삼시세끼’ 옥순봉의 여유로움은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보아마저도 ‘무장해제’ 시켰다. 비록 시끌벅적한 일은 없었지만 순박한 매력의 보아가 이서진, 옥택연과 어우러져 밥을 짓는 그림 자체만으로도 시청자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제 다음 주 이야기에서 보아는 유해진과 이서진, 옥택연, 김광규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며 더욱 활약을 보일 예정이다. ‘남북정상회담’을 연상케 했던 ‘어촌편’ 유해진과 ‘정선편’ 이서진의 만남이 어떤 재미를 보일지, 홍일점 보아는 이 사이에서 어떻게 적응해나갈 수 있을지 시청자드들의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