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스타 셰프 범람 사태를 바라보는 음식 전문가의 생각은 어떨까. 요리연구가로 활동 중인 A씨를 만나 쿡방과 스타 셰프의 범람 현상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Q.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셰프들이 방송에 출연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우선 셰프에 대한 기준은 국내외 좋은 학벌과 명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꼭 훌륭한 셰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요리를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요리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고 그만큼 많이 노력하시는 분들도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방송은 아무래도 시청률과 직결되기 때문에 단지 이 부분만을 고려해서 ‘요리’에 대한 평가나 검증보다는 단순히 ‘스타’가 될 수 있는 요건만을 갖추신 분을 섭외해 요리하는 분들도 마치 방송출연은 ‘스타의 등용문’처럼 인식되어 지는 것 같아 이 부분이 아쉽다고 생각한다. 물론 시청률을 생각한다면 이 부분을 전혀 배제할 수 는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국민들 의식이나 요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만큼 기본적으로 방송에 섭외하기 전 ‘요리’에 대한 부분은 기본적인 부분을 생각하고 사전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며 이를 기반으로 방송에 적합하신 분을 섭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Q. 최근 맹기용 셰프에 대해 실력 논란이 일었다.
A. 이 부분도 위의 질문과 비슷한 맥락으로 맹기용 자체의 문제보다는 방송섭외부분이나 편집 그리고 방송을 할 때 사전으로 준비를 하는데 이 부분에 있어 문제가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아무래도 방송에 출연한다는 것은 득도 있지만 실도 있기 때문에 단 한 번의 실수를 하더라도 평생 주홍글씨처럼 낙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요리하시는 분이나 방송 제작진들도 사전에 신중한 의견전달과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일주일 내내 브라운관에는 ‘쿡방’이 포진하고 있다. 쿡방 전성시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요리를 15년 동안 해왔지만 이처럼 핫했었던 적은 없었던 거 같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요리’에 대한 부분은 유학하신 유명한 셰프들이나 푸드스타일리스트와 요리전문가등 전문적이고 소수의 직업이라고 여겨졌던 부분이 이젠 누구나에게나 열려있고 도전할 수 있는 대중적인 분야가 된 거 같다. 미국이나 유럽등에서는 지금도 그렇지만 훨씬 전부터 요리에 대한 방송이나 관심이 높았는데, 우리나라도 국민들의 의식수준과 문화적 수준이 높아지다 보니 선진국화 되는 과정인 거 같다. 그리고 일반 분들의 요리에 대한 수준이나 요구도 기본에서 전문적으로 높아져 저희 매장에서도 요리 클래스에 대한 니즈를 보면 단순한 요리보다는 전문소스제조방법이나 본인만의 특별한 요리법에 도전하시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 요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수준도 높아진 거 같아 더욱 열심히 나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며 앞으로도 이런 요리의 관심이 단순 트랜드보다는 더욱 진화될 거라고 생각한다.
Q. 쿡방 전성시대로 요리사의 대중적인 위상이 높아진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긍정적인 부분이 많을 것 같다.
A. 맞다. 분명 요리사는 전문성을 요하는 전문적인 분야의 직업이지만 성별에 따라 굳이 달리말하기는 그렇지만 그래도 여성분들에게 요리에 대한 직업은 로망이기도 하고 본인이 원하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었지만,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보수적인 대한민국에서 남성들에게 ‘요리’관련 직업은 정말 본인의 굳은 의지가 없으면 도전하기 힘든 직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대중적인 위상이 높아진 만큼 단지 ‘스타 요리사’가 되려고 하기 보다는 정말 요리를 사랑하고 좋아하시는 분들이 적극적으로 많이 도전하여 요리계 부분이 더욱 발전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Q. TV에 출연하는 셰프들은 대부분 남자 셰프들이다. 이에 대한 불만(?)은 없는지?
A. ‘셰프’하면 기자님도 여자보다는 남자 셰프를 떠올릴 거다.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유명한 셰프들도 그렇고 남자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그리고 아무래도 방송에 나오는 셰프들이 남자인건 시청률과도 연관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시청률을 이끄는 건 여성들이이다. 여성분들은 남자친구 또는 남편이 해주는 요리에 대한 로망이 있을 거란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다. 그리고 이런 영향으로 매장을 찾아 남편을 위한 요리를 배우시겠다는 분들도 꽤 있다. 남성이 금기시 되었던 요리와 주방이라는 곳이 이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거 같아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이 들며 단지 ‘셰프=남자’라는 고정인식만 안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요리사들은 집에서는 요리를 잘 안하다는 소문이 있다.
A. 예전 영화 ‘식객’ 촬영할 때 조명 카메라감독님들과 대화를하다가 각자 집에서 카메라감독님들은 집에서 애들 사진 찍은 적 없다하시고 조명감독님도 형광등 간 적도 없다 하시며 웃었던 기억이 난다. 일반 직장인분들도 집까지 와서 업무를 하고 싶지 않은 건 누구에게나 당연한 거 같다. 하지만 요리는 집에 와서도 ‘올 스톱’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특히 가족들이 어리거나 할 경우에는 직업처럼은 아니지만 좀더 편하게 간단하게 요리를 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직업은 직업이기에 집에서 간단한 요리할 때도 직업병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소스나 육수는 시간날때 미리 만들어 놓고 정말 필요할 때 빠른 시간에 완성한다. 그리고 나 역시 맛있는 곳에서 외식하는 걸 좋아하고 정성스러운 요리를 대접받게 되면 너무 좋고 어떻게 이런 요리를 만들었을까 하는 호기심이 발동한다. 직장내외 직업병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거 같다.
Q. 요즘 스타셰프들을 보면 대부분 ‘허세’와 과장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요리 실력을 뽐낸다.
A. 꼭 그 셰프들이 그렇게 하고 싶다거나 의도한 것 보다는 아무래도 시청률과 연관되다 보니 재미적인 요소를 찾기 위해 본인만의 특성을 나타낸 거라고 생각한다. 꼭 그런 부분이 부정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방송에서도 꼭 그런 부분만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요리적인 부분에 대해 특성을 찾았으면 좋겠고 방송을 보는 분들도 그런 외적인 부분보다는 요리에 대한 내실적인 부분에 대한 평가에 대한 기준을 방송을 보셨으면 좋겠다.
Q. 쿡방과 셰프 범람에 대한 우려는 없나?
A. 방송은 가장 핫한 이슈에 대한 부분을 다루다 보니 비슷한 방송이 넘쳐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방송이라도 여러 번 보면 식상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류의 오락성과 재미위주의 프로보다는 시청자입장에서도 유익한 정보도 얻을 수 있는 방송이라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집밥이 유행인데 집에서 쉽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전파해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방송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쉬운 것도 편리한 것도 좋지만 집에서 원 재료에 대한 부분도 건강을 고려해서 레시피를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를 들어 백설탕보다는 올리고당이나 꿀을 이용하거나, 간장도 카라멜색소가 들어있는 간장보다는 카라멜색소와 보존료가 없는 간장으로, MSG가 들어있는 맛소금보다는 천일염 등으로 안내해 보다 건강하게 맛있는 방법을 안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여과 없이 받아들이기 때문에 백설탕도 화학성분이 없는 인체무해한 재료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서 놀랐다. 단순히 집에서 밥을 한다고 집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지 외식으로 먹을 수 있는 유해한 음식을 집에서 해먹는 결과일수도 있기 때문에, 화려한 기교나 레시피가 없어도 맛있었던 옛 어머니들의 건강한 집밥이 더욱 건강한 집밥이라고 생각이 들며 ‘착한식당’처럼 건강한 식단을 위해 제대로 된 간판 없이 노력하시는 분들이 진정한 셰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며 더욱 각광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