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주말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 속 하지원과 이진욱의 로맨스 속도가 조금 지지부진하다. 벌써 중반부 이상 넘어갔지만 하지원은 여전히 ‘남사친(남자사람친구)’의 마음조차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 보는 이마저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 전개였다.
19일 오후 방송된 ‘너를 사랑한 시간’에서는 최원(이진욱 분)이 오하나(하지원 분) 때문에 해외연수를 갈지 고심하는 가운데, 오하나가 차서후(윤균상 분)가 3년전 자신을 떠난 이유를 알아차리는 에피소드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최원은 2년간 해외에서 연수할 수 있는 기회를 받았지만 오하나와 떨어져야한다는 것 때문에 깊이 고민했다. 그는 오하나에게 “나 정말 연수가도 되겠느냐”고 물었지만 돌아오는 건 “당연히 가야지. 정말 좋은 기회인데”라는 눈치 없는 대답 뿐.
최원의 마음과 다르게 오하나는 오로지 차서후에 관심이 쏠려있었다. 3년 전 약혼식에 나타나지 않고 잠적했던 그가 다시 등장해 자신의 마음을 흔들었던 것. 싫다고 밀어내도 굴하지 않고 다가오는 옛사랑에 머리가 혼란스러웠던 터였다.
↑ 사진=SBS 방송 캡처 |
그러던 중 오하나는 3년 전 차서후가 일이 생겨 약혼식에 늦게 나타났다는 걸 알게 됐다. 또한 그가 자신을 잊지 못하고 가슴 깊이 간직했다는 사실에 크게 흔들렸다. 애증과 미움이 가득한 오하나의 옛사랑에 변화가 감지된 순간이었다.
같은 시각 최원은 오하나에게 사랑을 고백하려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옛 남자 친구에게 기우는 오하나와 서로 엇갈리면서 또 한 번 갈등을 예고했다.
이처럼 ‘너를 사랑한 시간’은 로맨스에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답답한 전개를 이어갔다. 로맨스 코미디라는 장르가 무색하게 8회가 지날 때까지 이렇다 할 로맨스가 나오지 못하고 제자리를 맴도는 상황. 30대 직장 여성의 삶과 ‘남사친’과 로맨스까지 아우르겠다는 제작진의 기획 의도가 아직 발현되지 못한 셈이다.
여기엔 지금까지 몇 차례 제작진이 갈리면서 방향성을 제대로 잡지 못한 탓도 있다. 애초 ‘풀하우스’ ‘옥탑방 고양이’의 민효정 작가가 대본을 집필했지만 5월 말 정도윤 이하나 작가를 새로 들여 공동 집필 체제를 구축했다. 그러나 지난 12일 제작진은 제작 방향과 다르다는 이유로 5회 방송분부터 공동 집필팀 가일(지고 지순 인해)이 집필을 맡았다고 발표했다. 한 작품이 세 번씩이나 극 방향을 바꾼 것이다.
인기 대만 드라마 ‘아가능불회애니’를 원작으로 하고 하지원, 이진욱 등 흥행보증수표를 갖춘 이 드라마가 언제쯤 이 무기들을 효과적을 쓸 수 있을까. 이제 막 반환점을 돈 ‘너를 사랑한 시간’이 지지부진한 느낌을 씻어내고 나머지 레이스를 분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