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정글의 법칙’이 방송 시작 5년여 만에 스무 번째 시즌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제작진의 각오도 남달랐다. ‘히든킹덤’과 ‘라스트 헌터’라는 두 개의 콘셉트로 역대 최다 출연진을 섭외해 특별판을 제작한 것. 이번 시즌을 계기로 장수 예능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고 싶다는 이들의 바람을 이뤄질까.
21일 오후 진행된 SBS ‘정글의 법칙 20시즌 특별판-히든킹덤’(이하 ‘정글의 법칙’) 제작발표회에서는 연출을 맡은 이지원 PD와 김병만 샘해밍턴 심형탁 남규리 도상우 전효성 정진운 미노 이태곤 류담 서효림 찬열 등 출연진이 참석한 가운데 다양한 질의응답을 가졌다.
이날은 이번 시즌이 ‘정글의 법칙’ 지난 시간을 기념하기 위한 특별판인 만큼 앞으로 어떻게 방향성을 잡고 재정비할 것인지에 대한 얘기들이 쏟아졌다. 특히 이지원 PD는 ‘정글의 법칙’ 흥행 초기 멤버라 프로그램 행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달랐다.
↑ 사진=천정환 기자 |
이지원 PD는 “매 시즌 기본적으로 나라나 콘셉트가 조금씩 다르지만 이번 시즌이 기존 ‘정글의 법칙 정신’에서 크게 다르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프로그램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시즌이었고 새로운 변화를 꾀할 수 있는 기초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이번엔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나뉘어 각기 다른 장소와 주제로 생존한 게 차별점”이라며 “생존지 브루나이가 독특한 왕국 문화가 있는 곳이라 ‘왕국’이란 콘셉트로 촬영을 시작하게 됐다. 김병만을 비롯해 병만족이 수고한 시즌이라 보상을 해주면서도 특유의 ‘헝그리 정신’으로 돌아와 프로그램의 진짜 왕인 시청자를 위한 방송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시청자 옴부즈맨 의견을 취합해 생존 원칙을 정했다”고 이번 시즌의 색깔을 강조했다.
↑ 사진=천정환 기자 |
털털하고 소탈하다는 공식에 갇힌 여성 캐릭터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다. 이 PD는 “‘병만족’ 여성 멤버들이 여리고 약하지만 털털하고 강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패턴이 반복된다는 지적은 타당하다”면서도 “사실 프로그램에 여성 멤버를 처음 합류시킨 것도 나다. 어떤 의미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이어 “이번 시즌에서는 ‘여전사’ 혹은 ‘털털하다’는 말을 쓰지 자제했다. 여자 스타들이 정글에 간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털털하고 자연스러운 사람들이라는 걸 입증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오랜 터주대감으로 군림한 김병만도 남다른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정글의 법칙’ 매 시즌 변화를 시도한다. 항상 새로운 걸 찾고 다양한 걸 발견하면서 내 색깔에 맞춰 나름 보여주려고 했다”며 “이번에 어떤 걸 새롭게 보여줄까 늘 고민한다. 오늘 음식과 내일 음식이 달라야한다는 것까지 생각한다. 이처럼 많은 변화를 염두에 둔다”고 각고의 노력을 펼치고 있음을 강조했다.
↑ 사진=천정환 기자 |
이어 “예전엔 단순한 형이었지만 이젠 내가 안전요원이 된다는 생각으로 정글을 다녀온다”며 “때론 스태프로도 일하고 출연진으로도 일하는 존재가 된 것 같다. 나한테 있어서 가장 큰 변화”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정글의 법칙’은 반복되는 패턴과 비슷한 소재로 식상하다는 지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프로그램 태생의 문제라 이를 극복하고 색깔과 정체성으로 재탄생시키는 게 제작진의 화두였던 것.
이번 시즌이 어려운 질문에 대해 해답을 줄 진 미지수다. 다만 ‘정글의 법칙’을 처음 히트시킨 이지원 PD와 김병만이 프로그램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통감하고 있다는 측면은 긍정적으로 비쳐진다. 이들의 고뇌가 이번 특별판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더불어 장수 프로그램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정글의 법칙’ 새 시즌에서는 김병만 정준하 샘해밍턴 심형탁 남규리 도상우 전효성 정진운 미노 이태곤 류담 하하 서효림 찬열 등이 출연하며 24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