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2009년 버스커버스커가 Mnet ‘슈퍼스타K 3’에 출연했을 당시 시청자들은 거리에서 공연을 하는 이들이 생경했다. 하지만 자유로운 버스커버스커의 음악이 주는 매력은 남달랐고 버스킹 문화도 빠르게 전파됐다.
그 결과 버스커버스커의 영향으로 수많은 음악인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기하학적으로 늘어난 버스커들의 열기는 홍대 등지를 가득 채웠다.
길거리에서 공연한다는 의미의 버스크(busk)라는 용어에서 유래된 버스킹은 한 마디로 길거리 공연이다. 사실 이런 길거리 공연은 ‘슈퍼스타K3’ 때문에 시작된 것이 아닌 오래 전부터 이어져왔다.
↑ 사진=씨제스 |
서울의 대표적인 버스킹 장소는 바로 홍대 인근이다. 버스커버스커의 영향으로 수많은 팀들이 홍대의 걷고 싶은 거리를 점령하기도 했지만 이전부터 놀이터를 비롯해 홍대는 다양한 장소에서 버스킹이 활성화되었던 곳이다. 클럽 문화가 홍대에 정착되어 있고 많은 음악인들이 근방에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버스킹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
이외에도 뚝섬유원지나 잠실 석촌호수, 보라매 공원 등 서울의 다양한 곳곳에서 버스킹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버스킹 문화는 서울뿐만 아니라 지역에서도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다. 전주 한옥마을, 부산 남포동 광복로, 울산 대공원, 대구 수성못 등에서 지역 등도 지역 음악인들의 버스킹 장소로 유명하다.
길거리의 전유물로만 보였던 버스킹은 실내로 들어오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유동인구가 몰리는 쇼핑몰 안에 버스킹 존을 따로 마련한 것. 코엑스몰은 다양한 문화 행사 유치를 위해서 매주 20회 이상, 연간 1000회 이상 버스킹 공연을 유치할 계획이다.
교외에 있는 아울렛에서도 야외 공연을 개최하며 또 다른 고객 유치에 나섰으며 카페에서도 다양한 버스킹들이 펼쳐지고 있다.
무엇보다 버스킹 문화가 새롭게 자리 잡았다고 느끼게 된 계기는 독립 음악인들이 아닌 대형 소속사의 가수들도 버스킹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월 리메이크 앨범 ‘폴 인 멜로디’(Fall in memory)를 발매하고 활동을 시작한 거미는 당시 서울을 시작해 부산, 광주에서 깜짝 길거리 버스킹 공연을 펼쳤다.
거미는 3회 공연만으로 1500여명의 시민들과 만나며 새로운 소통창구를 열었다. 당시 거미는 신곡을 선보였고 시민들과의 거리를 좁히며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특히 데뷔 13년차지만 강하고 센 이미지였던 거미는 팬들과의 거리를 좀 더 좁혀냈다.
걸스데이 민아는 자신의 고향과도 같은 거리 무대에서 솔로 데뷔를 치러냈다. 데뷔 전에 교복을 입고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가수의 꿈을 키웠던 민아는 자신이 처음 섰던 무대에서 솔로 데뷔를 해 의미를 더했다.
직캠으로 제대로 재미를 본 이엑스아이디(EXID)도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거리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진행했다. 음악방송 1위까지 차지하며 승승장구한 이엑스아이디는 음악방송에서 컴백을 할 수 있었음에도 길거리에서 첫 무대를 선보였고 직캠을 찍어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걸그룹 씨엘씨(CLC)는 데뷔 전부터 버스킹을 하며 무대 경험을 키웠고 러버소울도 꾸준히 홍대 등지에서 버스킹을 했다. 이외에도 하트비, 테이크, 미 등이 거리 공연으로 자신들의 실력을 보여줬다.
이렇듯 기존의 자신의 음악을 보여줄 곳이 없어서 길거리에 나섰던 음악인들과는 버스킹은 아예 성격이 달라져 홍보의 장으로 변모했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