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영근 기자] 여자친구와 ‘여사친’(여자사람친구)은 엄연히 다르다. 단어 중간에 ‘사람’이 들어간다. 말 그대로 이성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단순한 친구를 뜻한다. 지난 6월25일 데뷔곡 ‘플레이백’(Playback)을 발매하고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진 걸그룹 플레이백은 “여자 친구가 아닌 ‘여사친’ 되고 싶은 플레이백이다”고 팀을 소개했다. 왜 꼭 ‘여사친’이여야 할까.
“부모님께 ‘엄마 얘가 제 친구인데요~’라고 친근하게 소개시켜줄 수 있는 그런 걸그룹이 되는 게 목표에요. 노래나 실력도 중요하지만 사람으로 다가갈 수 있는 그런 친근함 말이죠. 그래서 데뷔곡을 선정하는데 있어서도 그만큼 신중을 기울였어요. 저희끼리도 모이면 ‘이 노래 공감이 가?’ ‘이건 어떨 것 같아?’ ‘어떻게 받아들여져?’라고 끊임없이 물어보면서 상의를 많이 했어요. 대중에게 공감 갈 수 있는 노래와 가사를 보여드리고 싶었기 때문이죠.”(예나)
‘플레이백’은 프로듀서 ‘스티브 달리’(Steve Daly)가 직접 총괄 프로듀싱을 담당했다. 작사는 김은수가 힘을 보탰다. 해당 곡은 90년대 R&B 댄스와 함께 진한 그루브감을 자랑한다. 플래이백은 타이틀곡에 대해 “재생된 노래를 계속 되감기를 할 정도로 듣고 싶은 노래”라고 덧붙였다.
↑ 사진= 우앤컴 제공 |
“처음 ‘플레이백’을 들었을 때 ‘여름에 들으면 좋을 노래다!’고 딱 떠올랐어요. 멜로디가 중독성 있었거든요. ‘바닷가 놀러 갈 때 차에서 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한 가지 고민은 있었어요. 가사가 영어로 돼 있었어요. 국내 대중에게 어떻게 들려질까 걱정했는데 가사를 한글로 바꾸고 나니 마음에 쏙 들더라고요. 플레이백에게 ‘맞춤형 옷’같은 느낌이었어요.”(하영)
이번 곡의 특징은 가사에 있다. 4명의 여자들이 모여 각자의 연애 이야기를 서로에게 털어놓는 듯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여자애들이 뭐해 남자 얘기만 해 내가 어제 음 / 이미 내가 지는 거라고 모두 말하는데 자꾸만 또 보고 싶어 화가 나 / 같이 어딜 갔는지 둘이 뭐를 했는지 내 하루는 전부 다 네 얘기들뿐이야….’ 가사가 마치 여자들이 카페에 오순도순 모여 수다 떠는 모습을 상상케 한다. 혹시 플레이백도 모이면 연애 이야기를 자주 할까. 궁금증이 들었다.
“저희는 모이면 먹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해요. 멤버들이 먹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특히 저는 배고플 때마다 몸에 좋은 음식을 먹으면 제일 행복해요. 보신탕 빼고는 싫어하는 음식은 없어요. 먹은 만큼 운동도 정말 열심히 했어요. 지금은 몸무게를 유지하면서 열심히 운동 중이에요. 얼마 전 연습생으로 회사에 입사했을 때의 제 녹음 영상을 봤는데. 진짜 깜짝 놀랐어요. 이렇게 살이 쪘었나 싶었어요.”(하영)
하영은 초·중·고 시절을 모두 미국 LA에서 보냈다. 고등학교 때부터 치어리더 활동을 해왔다. 그러던 중 하영은 LA에서 Mnet ‘슈퍼스타K’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하영은 “‘슈스케’에 참여한 게 아니고 봉사활동으로 지원했다”면서 “한국어랑 영어랑 둘 다 가능한 친구들을 찾았다. 통역 봉사활동 시간을 준다고 해서 ‘이 기회에 어떻게 안 될까’하는 생각에 지원하게 됐다. 진행을 기다리던 중 잠깐 잠이 들었는데 그 때 운 좋게 이사님 눈에 들어와서 한국에 오게 됐다”고 자신의 캐스팅 비화를 털어놨다.
그렇게 하영까지 플레이백으로 합류해 총 4명의 플레이백 팀이 구성됐다. 하지만 팀이 결성된 이후 데뷔하기까지 멤버들은 꽤 길었던 연습 생활을 거쳐야 했다. 멤버들은 점점 지쳐갔다. 멤버들의 평균 연습생 기간은 따져보니 4년이 넘었다. 예나는 오랜 연습생 기간에 “나중엔 제가 왜 내가 가수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점을 가지기도 했다”고 털어놨고, 하영은 “데뷔하는 순간이 오길 매일 꿈 ㄸ꿔왔다”고 말했다. 특히 연습생 기간이 6년으로 가장 길었던 소윤은 “내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당시의 심경을 회상했다.
“엎어지고 기회가 닿지 않다 보니 혼란이 많이 왔어요. 그러다 보니 하나 둘 씩 내려놓게 되더라고요. 열정 하나로 살았는데. 그게 없어지니까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도 꿋꿋이 버텼어요. 데뷔하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면서요. 그렇게 시간이 지난 후 첫 데뷔 무대에 오르게 됐어요. 열정이 다시 불타오르더군요. 오디션에 붙었을 때의 벅차오름. 못 느껴 본 지 오래였는데, 정말 오래간만에 느꼈어요.”(소윤)
↑ 사진= 우앤컴 제공 |
우림은 데뷔 이후 음악방송 대기실에서 수많은 선배들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수가 됐다는 실감을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인사를 할 때에도 진심을 담아 고개를 숙인다고 밝혔다. 사실 우림은 데뷔 전 Mnet 예능프로그램 ‘너의 목소리가 보여’(이하 ‘너목보’)에 출연해 미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우림은 아리아나 그란데의 ‘프라블럼’(Problem)을 선곡해 ‘JYP에서 놓친 아리아나랑게’로 이름을 알렸다.
“‘너목보’ 촬영 당시 정말 떨렸어요. 언니들은 절 응원하기 위해 방청객으로 참여했고요. 저는 떠는지도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많이 떨더라고요. 촬영을 마치고 무대를 내려오니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았었어요. 그렇게까지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실지는 몰랐어요. 가끔 댓글을 보는데 조회수가 엄청 늘어나 있었어요. 감동스러웠어요. 그런데 조금 속상한 점은 길거리에서 아무도 절 못 알아보시더라고요. 더 열심히 해야죠!”(우림)
올해 여름, 쏟아지는 걸그룹 사이에서 출전식을 치른 플래이백은 인터뷰 끝으로 “대중분들에게 가수로서도 인정받고 싶지만, 가장 큰 목표는 자양강장제 같은 걸그룹이 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앨범뿐만 아니라 그다음 앨범까지도 대중의 활력소가 되는 요소들을 삽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희끼리 장난삼아 이야기하는 게 있어요. 팬 분들이랑 기회가 된다면 다 같이 MT를 가서 수건돌리기나 물놀이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고 싶어요. 마치 대학교 동기처럼 말이죠. 같이 지낼 수 있는 그런 기회들을 많이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최근 팬들과의 티타임도 계획하고 있어요. 몇몇 팬 분들을 추첨해서 멤버들과 함께 카페 가서 수다 떨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버스킹 공연도 준비 중이에요. 앞으로 더욱 공감 가는 가사와 노래로 여러분을 찾아뵐 예정입니다. 플래이백의 행보에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예나)
박영근 기자 ygpark@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