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검(劍)은 더 많이 두드릴수록 단단해진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상처를 받으면서 사람은 더욱 강해지며 쉽게 쓰러지지 않는 단단한 자세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영화 ‘협녀, 칼의 기억’은 상처로 얽혀진 이들의 이야기를 ‘칼’에 담아내 화려한 액션으로 풀어냈다.
고려 후기 무신정권은 천민도 왕이 될 수 있는, 또 그런 민란이 끊이지 않던 시대였다. ‘협녀, 칼의 기억’의 배경이 된 이때, 백성들을 고통에서 구원하기 위해 세 검객 월소(전도연 분), 유백(이병헌 분), 풍천(배수빈 분) 뭉친다. 하지만 권력에 눈이 먼 유백이 풍천을 배신했고, 월소는 그의 아이를 데리고 사라지며 그들 사이에 얽히고설킨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후 홍이는 18년 동안 모르고 있던 부모의 죽음에 복수의 칼날을 갈게 된다. 자신을 먹이고 입힌 자의 손에 부모가 죽었다는 충격으로 그는 더욱 단단해지고 힘을 쌓는다. 하지만 그렇게 모든 것이 밝혀진 줄 알았던 때 그 뒤에 숨겨진 또 다른 이야기가 모습을 드러내고 홍이, 월소, 유백 세 사람은 각자 서로에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다.
‘협녀, 칼의 기억’은 화려한 검술 액션 속에 멜로라는 장르를 접목했다. 단순히 눈을 즐겁게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리는 장치를 곳곳에 배치했다. 또 중국영화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해왔던 무술영화에 한국적인 느낌을 가미시켰을 때 어떤 맛을 내는지 미리 엿볼 수 있게 했다.
단순 무술영화가 아닌 멜로를 접목시켜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점은 새로운 시도겠으나, 이 두 가지를 연결하는 고리는 다소 약해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을 뛰어넘는 새로운 장르의 무술영화가 탄생할 수 있다는 새 지평을 열었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