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가수 겸 배우 유이는 ‘꿀벅지’나 섹시 아이돌이란 타이틀에 가려진 게 너무나도 많았다. 그가 얼마나 단단하게 여물었는지, 스물여덟 살에 무슨 고민을 하는지 사람 ‘김유진’으로서 제대로 바라볼 기회가 없었다. 작품 말고, ‘연기돌’이란 타이틀 빼고 진지하게 그를 들여다봤다.
◇ 아버지의 유명세, 그리고 금수저
유이의 아버지가 김성갑 넥센 히어로즈 2군 감독인 건 이미 누구나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태어나면서부터 유명세를 실감할 수밖에 없었던 유이의 속 얘기는 의외였다.
“태어나면서 전 이슈였어요. 유명 야구 감독의 딸이었으니까요. 금수저? 그것도 어쩔 수 없이 인정해요. 하지만 그래서 어릴 때 따돌림도 많이 당했어요. 저희 가족은 인천에서 쭉 살았었는데요. 아버지 구단이 지역을 인천에서 서울로 바꾸면서 어떻게 지역을 배신할 수 있느냐며 친구들이 왕따를 시키더라고요.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상처였죠.”
↑ 사진=옥영화 기자, 디자인=이주영 |
유명인 자녀로서 받아야 했던 심적 상처는 또 있었다.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 야구 관련한 목적이 생기면 자신에게 친한 척하며 이용하려해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하지만 전 그래도 우리 집에서 태어난 걸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아버지도 유명세 때문에 가족들이 힘들 거라는 걸 알아서 제가 연예인이 되는 걸 무척 반대했지만 지금은 기왕 할 거 열심히만 하지 말고 잘하라고 조언해주시죠. 제 목표요? 아버지가 칭찬에 인색하신데, ‘내 딸 잘했다’라는 말 들을 때까지 노력하는 거예요. 그 말 들으면 눈물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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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목표가 유이를 채운다
제일 좋아하는 영단어를 물었더니 ‘영어울렁증이 있다’며 대신 자주 생각하는 단어를 말했다. 바로 ‘목표’였다. 일 욕심 많은 그와 잘 어울리는 단어였다.
“새해마다 목표를 정말 많이 세워요. 아주 작은 걸로요. 올해에도 휴대전화에 빼곡하게 적었어요. 저만의 의식인데 대부분 다 이루더라고요.”
계획은 소박했다. 돈 모아서 운동화 사기, 안전운전하기, 진정한 사랑하기, 스캔들 내지 말기, 내 사람 잃지 않기, 막말하지 않기 등등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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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절반 이상 이뤘어요. 운동화도 샀고요, 작품이나 CF도 목표치만큼 했고요. 스캔들은 아직 올해 가려면 좀 남았으니까 더 지켜봐야하고요. 하하. 막말하지 않겠다는 것 하나 빼고는 대부분 잘 지켜지고 있어요. 신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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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이 많은 것 같다고 하니 아니라면 손사래 쳤다. 자신이 꿈꾸는 이상이 있단다. 유이, 혹은 김유진이란 이름이 어떻게 남았으면 좋겠느냐고 물으니 주저없이 대답했다.
“나중에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창피하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내 자식, 그리고 손주에게 제가 자랑스러운 사람이 됐으면 좋겠죠. 김유진은 정말 수고했고, 잘 살았다는 말 듣고 싶어요.”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