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주부의, 주부에 의한, 주부를 위한 방송이 막을 내렸다.
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가이드’에서는 권오중과 안정환, 박정철, 김창옥 그리고 주부 8명이 유럽 여행을 떠난 장면이 전파를 탔다.
그동안 tvN 예능프로그램이 젊은 세대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주를 이뤘다면 이번 ‘가이드’는 온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안방극장에 감동과 재미를 선사 했다.
↑ 사진=가이드 캡처 |
생계를 꾸리느라 여행을 다녀보지 못한 주부들이 ‘가이드’를 통해 생애 처음으로 해외를 나가게 됐다. 주부들의 설레는 표정은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마저 들뜨게 만들었고, 브라운관을 통해 밝은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한 주부는 여행을 떠나기 앞서 “30여 년 간 미용실을 운영했다. 항상 가게를 지키느라 어딜 갈 수 없었다. 생에 처음으로 여권을 만들어 봤다”며 환하게 웃었다. 반복적인 생활에 지쳤을 법한 주부의 얼굴엔 오히려 미소가 떠나지 않아 시청자들의 감동을 자아낸 바 있다.
패키지여행 마니아 권오중은 수석 가이드를, 유럽에서 선수생활을 한 안정환은 안정담당 가이드를, ‘집밥 백선생’ 백종원의 수제자이자 막내 박정철은 식사 담당 가이드를 맡아 주부들이 조금 더 편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가이들은 해외 여행이 낯선 주부들을 위해 자신들이 미리 공부한 내용들을 유창하게 설명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
가이드들의 노력에 주부들은 즐겁게 여행했지만, 때론 예상치 못한 일들로 서로의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서로 배려하며 여행을 잘 마무리 짓고자 했다.
주부들은 여행 내내 자신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준 가이드들에게 샌드위치 선물을 하는가 하면, 세 명의 가이드는 삼겹살과 한식 상차림을 준비했다.
여행의 마지막 밤 주부여행단은 가족들이 보낸 깜짝 영상 편지가 전해지자 모두 눈물을 글썽였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가족 걱정에 아무 것도 못할 줄만 알았는데, 여행 중에는 오히려 집에 돌아가기 싫다고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렸던 주부들. 그들 마음 속 깊은 곳엔 역시 가족들을 향한 그리움이 있었다.
가이드들은 여행을 마무리 지으며 주부여행단에게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고 아쉽다고 전했다. 이에 주부여행단은 자신들을 위해 노력해준 가이드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이처럼 가이드와 주부단은 6박8일의 꿈만 같은 일탈기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방송 말미에는 여행 후 달라진 주부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자신의 자리로 돌아온 그들은 한 단계 성숙해져 있었다.
한 주부는 검정고시를 준비하는가 하면 가족들에게만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더 가까이 지내기 위해 자신도 잘 돌봐야겠다고 느꼈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주부여행단과 시청자들이 느낀 여운은 컸다. 소소했지만, 그래서 더 감동적인 그들의 여행은 추억 속으로 사라져갔다.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