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정지원 인턴기자]
위치찾기부터 난항을 겪었던 단막 극장을 들어서며 느낀 첫 소감은 ‘정말 작다’였다.
실제로 관객 상당수가 들어서며 “진짜 작다”를 연발했다. 이렇게 자그마한 무대에서 ‘행복’을 얻어갈 수 있을지 기대와 의구심이 동시에 느껴지는 무대였다.
이선희 작가와 정세혁 연출이 선보이는 가슴 따뜻한 새드 로맨스 연극 ‘행복’이 지난 23일 대학로 극장 중 가장 작은 단막극장에서 열렸다. 2011년 초연부터 오직 입 소문으로만 달려온 ‘행복’은 극의 특별한 설정과 감성으로 지금까지 꾸준한 관객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
관객인 척 연기하고 있었던 남자 주인공의 첫 등장은 협소한 무대와 시설에 반신반의하던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극중 ‘동화’를 차용한 내레이션의 개입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관객의 몰입을 배가시켜, 가히 ‘신의 한 수’로 작용한 듯하다.
아내를 지고지순토록 사랑하며, 생계를 위해 돈 되는 일은 모두 하다 알츠하이머 병에 걸려버린 남자 주인공. 웃거나 울면 기도가 막혀 죽게 되는 아름답고도 무서운 이름의 ‘코넬리아 디 란지(Cornelia de Lange Syndrome)’ 증후군에 걸려버린 여자 주인공은 서로의 병을 숨겨주고, 사랑하며 또 걱정한다.
연극 내내 ‘행복’을 찾던 관객들은 결국 기억을 완전히 잃어버린 남자 주인공과 그를 여전히 사랑하는 여자 주인공의 ‘새드엔딩’을 지켜보며 극의 끝자락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은 듯하다.
‘행복’이란 갈구하거나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영상으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감정과 몰입을 전달해준다는 것 자체로 연극은 훌륭하다.
삶에 지친 당신에게 자그마한 단막극장의 연극 ‘행복’은 작지만 진정한 행복의 가치를 충분히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지난 1일부터 공연 중이다.
월요일은 휴무. 문의 및 예매(1661-6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