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 또 다시 비상이 걸렸다. 그 비상벨의 원인은 다름 아닌 ‘채팅창 폭격’이다. ‘마리텔’은 과연 가정사가 공개된 김구라를 지켜낼 수 있을까.
지난 25일 김구라는 아내와 결혼 18년 만에 합의 이혼했음을 알렸다. 그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저희 부부는 이날 법원이 정해준 숙려기간을 거쳐 18년의 결혼생활을 합의 이혼으로 마무리 했다”며 “많은 분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가정을 지킨다고 응원해주셨는데 실망스러운 소식 전해드리게 되어서 죄송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거액의 채무 사실이 밝혀진 후부터 아내와의 갈등과 이를 봉합하기 위한 노력을 담담하게 밝히며 “결국 서로의 좁혀지지 않는 다름을 인정하며 부부의 인연을 마무리하고 ‘동현이 부모로서 최선을 다 하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합의 이혼의 이유를 설명했다.
↑ 사진=MBN스타 DB |
김구라의 이혼 사실이 밝혀진 후 김구라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소속된 각 방송사는 “출연에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구라는 현재 SBS ‘동상이몽’ MBC ‘마리텔’ ‘복면가왕’ ‘세바퀴’ 등 방송사를 넘나들며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구라 본인과 방송사 측 모두 지금과 달라질 게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마리텔’의 속사정은 다르다. 이들에게는 또 하나의 출연자, 댓글창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김구라의 가정사 공개는 앞서 백종원의 경우와 많이 닮았다. 백종원이 지난 달 ‘마리텔’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던 중 백종원 부친의 성추행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결국 하차를 결정했다. ‘마리텔’은 고정 출연진으로 운영하는 시스템은 아니지만 시청자 점유율 50%에 달하던 백종원은 ‘마리텔’의 상징과도 같았기 때문에 그의 하차는 프로그램의 위기와도 같았다.
백종원의 하차는 시청자도, 제작진도 아쉬워했지만 민감한 가정사인 만큼 채팅창에서 어떤 이야기가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차라리 다행이라는 의견들도 많았다. 이번 김구라의 이혼도 그 때와 비슷하다. 가정사 언급은 무엇이든 민감하기 마련인데 채팅창은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다. 김구라가 이혼을 발표하는 자료에도 끝까지 보호하고자 했던 아들 김동현 군에 대한 말이 나올 수도 있다.
↑ 사진=마이리틀텔레비전 방송 캡처 |
‘마리텔’의 입장에서는 백종원의 상황과 김구라의 상황에 많은 부분에서 비슷하기 때문에 위기감을 느낄 법도 하다. 백종원이 인기 방면에서 상징적인 존재였다면 김구라는 첫 회부터 지금까지 ‘개근’을 하면서 백종원과는 다른 의미로 ‘마리텔’의 상징이 됐다. 그가 진행하는 ‘트루스토리’가 점차 인기를 얻어가면서 파죽지세로 순위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제작진의 노심초사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김구라는 오랜 경력의 방송인이라는 점이다. 백종원의 가정사가 알려진 후 그를 걱정한 많은 이들은 “백종원은 전문 방송인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대중의 반응, 댓글의 분위기에 민감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구라는 이와 다르다. 오랜 시간 방송을 하면서 갖은 풍파를 겪었던 장본인으로서 댓글에 대한 그의 ‘면역력’은 갖춘 인물이다.
또한 아들 김동현 군과 아내의 채무까지 자신이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김구라의 신뢰도가 급격히 상승했다는 점도 눈 여겨볼 만한 일이다. 김구라는 이혼발표문을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작성했고, 그의 진심은 대중에 동정 여론을 형성토록 했다. 많은 이들이 김구라를 응원하면서 “지금 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에서 떠나지 말라”는 요청을 수없이 받고 있다. 이런 여론은 분명 댓글창에서 일종의 정화작용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종원이 ‘마리텔’을 떠난 이유가 가정사 때문이 전부는 분명 아닐 터다. 하지만 그 이유가 갑작스럽게 하차를 결정한 가장 결정적인 계기였다. 이번 김구라 사태도 생방송 녹화 시작 전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걱정하는 의견들도 많다. ‘강한 아버지’ 김구라는 과연 ‘마리텔’을 지켜낼 수 있을까. 그리고 ‘마리텔’은 김구라를 지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