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제 생각에는 한 사람당 8마디에서 12마디를 하고 다른 래퍼한테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어요. 몇 마디를 하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을 이야기하는지가 중요해요.”
지난 28일 종영한 케이블방송 Mnet 예능프로그램 ‘쇼미더머니4’의 논란의 싸이퍼 미션에서 힙합의 대부 스눕독이 심사를 멈추고 했던 말이다. 그는 정해진 시간동안 하나의 마이크를 뺏으며 랩을 하는 미션에 아비규환이 된 상황을 직접 정리했다.
‘쇼미더머니4’는 실력 있는 래퍼들을 발굴하고 이들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등용문이 될 수 있도록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스윙스, 바스코, 딘딘 등 수많은 랩퍼들이 재조명받았고 힙합의 대중화에도 큰 기여를 했다.
↑ 사진=쇼미더머니 캡처 |
“이 미션이 아름다고 친절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하지만 좋아하는 스포츠를 생각해보세요. 그게 어떤 종목이든 거칠고 온 힘을 다해야 할 거예요. 게임이 끝날 무렵에는 악수도 하고 웃기도 하죠. 하지만 게임이 진행되는 순간에는 악수도 인사도 하지 않아요. 서로 경쟁하고 있으니까요.”
스눕독의 말을 그대로 따르면 아비규환의 싸이퍼 미션, 서로를 헐뜯는 랩 배틀, 송민호의 “산부인과처럼 다리 벌려”라는 여성비하가 담긴 가사, 블랙넛의 죽부인 성행위 퍼포먼스는 ‘공정한 경쟁’이지만 ‘아름답고 친절한 경쟁’은 아니다.
↑ 사진=쇼미더머니 캡처 |
‘쇼미더머니4’ 속 랩퍼들의 경쟁은 꼭 서로에 대한 혐오표현이어야 할까. 이제는 스눕독의 말 대로 ‘무엇을 이야기하는지’에 대해 생각할 필요도 있다. 과열된 경쟁뿐만 아니라 논란까지 누그러뜨린 프로그램의 파급력 높은 종영에 씁쓸함이 남는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