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지푸라기 잡는 심정. 사람이 위급하거나 답답한 상황에선 귀가 얇아지기 마련이다. 힘든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말이 안 되는 일도 한 번쯤은 고려해보게 된다. 이런 사람들의 절박한 마음을 이용해 누군가는 검은 마음을 품고 접근한다.
5년 차 부부 권준식(조한선 분)과 이소연(김민경 분)은 유산을 겪고 난 후 그 아픔으로 서먹한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이소연은 남편 몰래 인터넷을 통해 찾게 된 식당을 통해 새로운 출발을 꿈꾸고, 그렇게 부부는 외딴 섬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식당 주인 박성철(마동석 분)을 만나게 된 부부는 몸에 좋다는 온갖 음식을 다 먹으며 친절 이상의 호의를 베푸는 그와 점점 가까워진다.
하지만 박성철은 부부에게 다가가며 자꾸만 이들의 발목을 붙잡는 행동으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고 그곳을 떠나려고 하는 부부에게 하루만 더 묵으라고 하며, 권준식에게 자신의 동생과도 같은 김민희(지안 분)과 하룻밤을 제안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일삼는다. 그렇게 부부는 박성철이 파놓은 함정에서 허우적거리며 긴박한 순간들을 맞이하게 된다.
2015년 경찰청 공식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사이버 범죄는 11만 여건. 사이버 범죄의 대부분은 금융사기, 피싱 등이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엔 활발히 이용되고 있는 SNS를 통한 살인, 강간, 납치까지 이어지고 있다. 많은 사람이 온라인상에 게재된 정보를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드려 그 피해의 정도는 더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있는 사람들에게 그런 정보는 더 믿음을 주는 법. 이에 ‘함정’은 관객들에게 그 위험성을 시사하며 긴장감을 자아낸다.
‘함정’에선 배우들의 각기 특성을 가진 캐릭터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덩치 좋은 몸과는 상반되는 귀여운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던 마동석은 이번 영화를 통해 험악한 인상을 찌푸리며 제대로 변신에 성공했다. 또한, 조한선은 첫 베드신에 도전하며 파격적인 연기 도전에 임했다. 또 두 여배우 김민경과 지안은 노출을 감행하면서 액션에 감정까지 다양한 연기로 영화에 완성도를 더했다.
영화는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무작정 믿을 수도 있는 관객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한다. 깊은 산골에서 사람이 죽고, 실종되는 소름 끼치는 설정은 오히려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기에 더 무섭다. 간절한 마음을 가진 이들에게 누군가의 믿기 힘들지만 달콤한 말이 그야말로 함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오는 9월10일 개봉.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