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지난 8월26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 주 플랭클린 카운티에서 생방송 도중 동료에게 총격을 당해 사망했다. 이후 범행을 저지른 범인의 범행 동기가 밝혀지며 더욱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근데 이 사건, 묘하게 영화 ‘오피스’와 닮았다.
생방송 중 총격을 가한 범인은 놀랍게도 피해자인 기자 2명의 회사 동료였던 흑인 남성이었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는 범행 전, 자신의 SNS에 살해한 두 기자에 대한 불만의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범인은 “(피해자가 자신에 대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으나 회사가 다시 고용했다”며 “단 한 번 근무하고 나서는 인사부로 향해 나에 대한 보고를 했다”는 내용을 적었다. 그가 그런 내용을 적은 이유인 즉, 참사를 맞은 방송국에 입사했던 그가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입사 11개월 만에 해고 통보를 받으며 쌓인 분노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됐다.
↑ 사진=영화 포스터, MBN 방송 캡처 |
‘오피스’는 자신의 가족을 무참히 살해하고 종적을 감춘 평범한 회사원이 다시 회사로 출근한 모습이 CCTV 화면에서 발견되고 그 후, 회사 동료들에게 의문의 사건들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다. 이 영화는 현시대 직장인들이 공감하기 충분한 내용을 남고 있다. 정규직에 대한 인턴사원의 불안감, 위에서 내려오는 압박으로 스트레스 받는 사원 등 어느 위치에 있든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고민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이런 ‘오피스’의 김병국 과장(배성우 분)도 현 사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인물이다. 성실한 직장인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안고 살아가지만, 아랫사람들에겐 무시당하고 상사에겐 핍박받는 위치에서 스트레스 받으며 사는 모습이 꼭 우리 주변인들과 닮은꼴이다. 결국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여 폭발해 자신의 가족까지 전부 살해하는 살인자가 되는 것이다.
물론 ‘오피스’의 김병국 과장의 살인이나, 미국 생방송 총격 사건의 범인의 행동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누구나 ‘오피스’ 속 김병국 과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피스’가 던지는 문제의식은 간과하기 힘들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