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혹은 힙합 위주인 현 가요계에서 보컬그룹 ‘다이아트리’는 반가운 존재다. 한동안 얼굴 없는 가수로 활동했기에 대중에게는 덜 알려졌지만, 실력만큼은 어디 내놔도 부족함 없는 베테랑이다.
호소력 짙은 목소리에 뛰어난 가창력까지, 갖출 건 모두 갖췄지만 어딘가 모르게 신인처럼 풋풋한 느낌도 묻어났다. 다이아몬드처럼 반짝반짝, 빛날 준비가 되어있는 원석들을 보는 듯 했다.
임재용, 구병진, 부찬식 3인조로 구성된 다이아트리가 신곡 ‘하루가 길다’로 오는 3일 컴백한다. 축가계의 성시경부터 코러스 보컬, 배우 매니저 출신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다 가수라는 목표를 갖고 뭉친 이들은 “이제 떳떳하게 저희 노래로 인정받고 싶다”며 당당하게 출사표를 던졌다. 오랜 시간 동안 탄탄한 내공을 쌓아온 다이아트리, 이제 그 진가를 발휘하고자 모든 준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다음은 다이아트리와의 일문일답.
Q. ‘다이아트리’ 그룹명은 어떤 의미?
- 다이아몬드와 트리의 합성어에요. 가요계의 고귀한 가수가 되라는 의미로 대표님이 지어주셨죠.
Q. 처음에는 예명을 썼다고 들었다.
- 맞아요. 적토마, 대완마 같은 삼국지 이름으로 잠깐 활동 했었어요. 팬들을 군주로 섬기라는 의미였는데, 결국 멤버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본명으로 활동하게 됐죠.(웃음)
Q. 멤버 각자 소개를 한다면.
- 재용 : 84년생 리더입니다. 멤버들을 다독이고, 연습할 때 총 책임자 역할이에요.
- 병진 : 88년생입니다. 찬식이와 저희 둘이 막내인데, 제가 둘째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찬식 : 저도 88년생, 막내고요. 팀의 분위기메이커 담당입니다. 멤버들이 진지한 편인데, 그 사이에서 발랄한 역할이죠.
Q. 멤버 수가 바뀌었는데.
- 재용 : 4인조에서 3인조로 바뀌었어요. 기존에는 다들 목소리가 비슷하다 보니 파트를 나누는 데에도 약간 애매하고 어려움이 있었는데, 지금은 약간 수월해졌죠. 보컬적인 면과 곡의 퀄리티가 더 나아진 것 같아요.
- 병진 : 아무래도 각자의 색깔을 더 낼 수 있게 됐어요. 그룹색을 표현하기에도 더 좋은 것 같아요.
- 타이틀곡 ‘하루가 길다’는 이별 후에 떠난 사람을 그리워하는 스토리를 담은 발라드 곡입니다. 미디 제작이 아닌 올 리얼 세션으로 제작해서 사운드에 더욱 공을 들였어요. 명품 코러스 세션으로 유명한 소울맨도 참여해 주셨죠.
Q. 올 리얼 세션이라는 점이 굉장히 강조된 것 같다.
- 보통은 미디 세션으로 제작하는데, 올 리얼 세션으로 해서 일일이 악기 사운드를 다 녹음했어요. 미디 세션보다 시간도 노력도 훨씬 많이 필요한 작업이죠. 들어보시면 확실히 차이점이 느껴지실 거에요. 사운드에 풍성함과 생동감이 있어요.
Q. 처음에는 얼굴없는 가수로 활동했는데, 이유가 있다면?
- 처음에는 ‘다이아트리’가 유명해지는 것보다 발라드 팀이니까 노래를 인식시키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아, 이제 시기가 왔구나’ 싶었죠. 이렇게 하면 안되겠다 싶더라구요.(웃음) 작년부터 MBC ‘음악중심’으로 방송 활동을 했었어요.
Q. 이번에 방송 활동을 활발히 할 예정인가.
- 재용 : 네, 그럴 계획입니다. 음악방송 뿐만 아니라 라디오도 나가요. CTS ‘청춘 스케치’라는 라디오를 녹음했고요, 곧 찬식이가 ‘출발 드림팀’에도 출연할 예정입니다.
- 찬식 : 중학교 때까지 축구를 했었어요. 그런데 1차에서 떨어지면 어떡하나 걱정이에요.
- 재용 : 지금부터 다시 운동해야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 찬식 : 안 그래도 지금 한강 공원에서 뛰고 있어요. 집이 근처라서.(웃음)
Q. 요즘은 퍼포먼스, 댄스, 힙합 위주의 음악이 주류인데 발라드라는 그룹 정체성이 나름대로 확고하다. 발라드만 고집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 아무래도 가장 저희가 잘 하는 음악이니까요. 또 발라드가 뜨면 ‘롱런’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실력으로 승부하는 느낌도 있고. 대중들이 친하게 느낄 수 있는 음악이기도 하구요.
Q. 화려한 퍼포먼스 대신 완벽한 화음을 자랑하지 않나. 서로 화음을 맞추며 노래하면 팀워크가 중요할 텐데. 다이아트리의 팀워크는 어떤가.
- 숙소 생활은 안하지만 술도 한잔씩 하고, 식사도 같이 하면서 친목을 다져요. 연습할 때도 각자 색깔에 맞춰서 파트를 분배하죠. ‘누구는 무조건 앞, 누구는 무조건 후렴’ 이런 게 없어요. 서로 싸움날 일은 전혀 없죠.
Q. 이번 노래는 처음 들었을 때 느낌이 어땠나.
- 재용 : 처음 딱 들었을 땐 락발라드 느낌이었어요. 이걸 어떻게 저희 팀의 색깔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녹음을 하고 나니 잘 나온 것 같더라구요.
- 병진 : 기존에 냈던 발라드 느낌이랑 달라요. 저희가 지금까지 살짝 쳐지고 슬픈 발라드를 해왔는데, 이번건 전체적으로 하이톤이라 너무 다운 되지는 않는 적당한 느낌이에요.
Q.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 특별히 더 중요시한 게 있다면.
- 병진 : 곡 난이도가 많이 높은 편이에요. 그래서 라이브 연습을 많이 하고 있어요. 개인 연습도 물론 많이 하죠.
- 재용 : 1년 만에 나오는 앨범이라 특별히 신경을 더 많이 썼어요. 도라지나, 물도 많이 섭취하면서 목관리도 열심히 하구요.(웃음)
Q. 멤버들 모두 독특한 이력이 있던데.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 재용 : 6년 전부터 축가를 불렀어요. 매주 거의 쉬지 않고 했던 것 같네요. 이제 천번 정도 돌파한 것 같아요(웃음). 신부님들이 원하시는 곡들을 주로 부르는데, 레퍼토리가 많아요. 나훈아 씨의 ‘사랑’이라는 곡도 불러봤어요. 나이가 살짝 있으셨던 분이라.
- 병진 : 온갖 신청곡들이 다 들어와요. 김범수 선배님의 ‘보고싶다’ 김태우 선배님의 ‘사랑비’ 같은 이별 노래를 요청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취향에 맞게 불러드리는 거죠.(웃음)
- 찬식 : 저는 군인 시절에 슈퍼스타K에 나갔었어요.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가수에는 꿈이 없었는데, 휴가를 준다고 해서 도전하게 됐죠. 1차 통과하면 3박4일, 2차 통과하면 4박5일을 준다고 했어요. 그런데 3차까지 통과했었죠. 그때는 첫 시즌이라 저희 부대에서 촬영 허가를 안해줬어요. 그래서 방송으로는 못 나갔죠.
- 재용 : 다음 앨범에서는 좀 밝고 사랑스러운 노래를 불러보고 싶어요. 그래서 다음에 축가를 갈 때는 저희 노래를 불러드리고 싶네요.
- 재용 : 저는 고음은 자신있어요.
- 병진 : 항상 도입부와 마지막을 잘 맡아요. 톤이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처음 딱 들었을 때 ‘꽂히는 톤’이라고 얘기들 해주셨어요.
- 찬식 : 두 멤버가 연결이 잘 되게 브릿지 역할을 합니다. 도입부에서 바로 고음으로 가면 안 어울리거든요. 그룹 내 파이프, 징검다리 역할이죠.(웃음)
Q. 작사나 작곡, 앨범에 직접 참여하기도 하는지.
- 재용 : 앨범 중에 찬식군이 작사 작곡을 한 노래가 있어요. 작년에 냈던 ‘그 남자 그 여자’라는 곡이에요.
- 찬식 : 작곡가 친구에게 어깨 너머로 배웠어요. 힘들 때 같이 살았던 친구죠. ‘위아래’를 작곡한 친구인데 굉장히 잘 됐어요. 그 친구가 에이핑크 ‘리멤버’, 허각 ‘모노드라마’도 작곡했어요. 그래서 어깨 너머로 배웠죠. 친구는 곡을 준다고 하는데, 좀더 잘된 뒤에 부탁하고 싶네요.
Q. 이번 활동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은.
- ‘다이아트리’라는 그룹이 사람
Q. 앞으로 가요계 어떤 그룹으로 기억되고 싶나.
- 노래 잘 하는, 오랫동안 질리지 않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솔직히 보컬 그룹이 요즘 잘 없잖아요. 보컬그룹 ‘넘버5’ 안에 들고 싶어요.[ⓒ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