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두 개그맨이 다른 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서로에게 영광을 돌렸다. 두 사람의 행동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을까.
장동민은 지난 12일 tvN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이하 ‘더 지니어스4’)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우승 소감으로 “개그맨들이 조금 더 높게 평가됐으면 좋겠다. ‘장동민이 머리가 좋다’가 아니라 ‘대한민국 현존하는 개그맨들 모두 다 머리가 좋더라’로 생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방송 tvN 예능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에서는 3쿼터 마지막 성적이 공개됐다. ‘여자 사람친구’가 3위, ‘직업의 정석’이 2위를 차지했고 이진호, 양세영, 문세윤이 출연하는 ‘깽스맨’이 우승을 차지했다.
↑ 사진=코미디 빅리그 캡처 |
배우들은 자신의 배역과 관련된 이미지를, 가수는 자신의 노래와 관련된 이미지를 가지고 대중을 만난다. 그들은 대부분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선다. 반면 개그맨들은 관객들의 웃음을 위해 망가진 채 무대에 오른다. 때문에 개그맨들은 다른 연예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라하게 보일 수밖에 없는 직업이다.
장동민은 ‘더 지니어스’에서 항상 양복을 입고 깔끔하게 정돈된 머리로 등장했다. 개그 프로그램에서의 ‘빙닭’ ‘경비아저씨’와 같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아니었다. 그는 카이스트, 하버드, 한의대 출신들의 화려한 스펙을 가진 사람들과 대결을 펼쳤고 ‘스펙 파괴자’라는 별명을 얻으며 2연승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 사진=더 지니어스 캡처 |
오랫동안 개그맨으로서 활동하고 있는 장동민은 이런 상황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런 명분 없이 불만을 토로하지 않았다. 수많은 연습을 끝낸 그는 자신의 주장이 힘을 실을 수 있는 우승 소감에서 차분한 목소리로 “개그맨들은 똑똑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의 주장은 그 어느 때보다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졌다.
사람을 웃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사람을 웃기는 직업’인 개그맨에게는 기대치가 높은 만큼 더욱 어려운 일이 된다. 때문에 그들은 관객들보다 한 발짝 더 앞에 있기 위해 수많은 아이디어를 회의를 거친다. 장동민의 말대로 똑똑해야 할 수 있는 직업이 맞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아직 개그맨들에게 ‘대단하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냐’ 보다 ‘웃기다’는 칭찬을 하고 있다.
장동민과 이진호는 수많은 개그맨들 사이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더 지니어스’ ‘코미디 빅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그들은 개그맨 선후배로서, 그리고 같은 고민을 했던 사람으로서, 서로의 노고에 대해 위로의 인사를 건넸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