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서쪽 이슬람 성지인 메카에서 정기 성지순례(하지) 기간 중 24일 압사 사고로 최소 717명이 사망하고 863명이 부상(한국 시간 25일 0시 기준)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또 부상 당한 사람 중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는 1990년 1426명이 죽은 성지순례 사고 이후 최대 압사 사고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국영TV 등 현지 언론은 이날 사고는 메카 중심지에서 동쪽으로 5km가량 떨어진 미나 지역의 204번과 223번 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악마의 기둥'에 돌을 던지는 행사 도중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악마 기둥에 돌 던지기'는 성지순례의 절정으로 통하며 가장 위험한 행사로 알려져 있다.
이날 정오 쯤, 아라파트 평원으로 자리를 옮겨 기도를 한 뒤 순례자들은 무즈달리파흐에서 주운 자갈 7개를 미나로 가지고 돌아와 마귀와 사탄을 상징하는 돌기둥에 던지는 의식을 거행하다가 참변을 당했다.
외신에 따르면, 순례 중 기도와 명상 단식으로 지친 신심 깊은 신자들의 아우성이 한꺼번에 들린 순간 갑자기 성지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성지순례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 의식에 참석하려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린 탓에 앞서 가던 사람들이 넘어졌고, 그 위로 순례자들이 계속해서 넘어지고 깔리기 시작한 것이다.
엄청난 참사 규모로 인해 사고가 난 후 5시간이 지난 뒤에도 현장에는 희생자들의 시신이 가득했다. 현장을 지켜본 엘 카타트니 씨는 "많은 시신들이 그때까지도 그대로 길거리에 있었다. 잠깐 지나는 사이에도 20∼30대의 구급차가 내 옆으로 지나갈 정도로 다급했다"고 CNN에 전했다.
하지는 세계 각지의 이슬람교도들이 모여드는 행사여서 사우디아라비아뿐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무슬림이 사망자에 포함될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150명으로 알려졌던 사상자는 220명, 310명, 453명 등으로 사우디 당국이 새로 발표할 때마다 급격히 늘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에서 온 이슬람교도가 43명 사망했다. 주사우디아라비아 한국대사관은 24일 오전(현지 시간) 현재 한국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의 이슬람 성지에서는 한꺼번에 좁은 공간에 인파가 몰리면서 대형 압사 사고가 종종 발생했다. 2006년 1월에도 미나에서 악마의 기둥에 돌 던지기 행사 도중 사고가 발생해 360여 명이 숨졌으며, 2004년엔 순례객 사이에서 충돌이 벌어져 244명이 숨지는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1990년에도 순례객 1426명의 목숨을 앗아간 최악의 압사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이번 사고는 이달 11일 메카의 그랜드 모스크 증축공사 현장에서 대형 크레인이 강풍에 무
이에 누리꾼은 "사우디 성지순례 압사사고, 이렇게 사람을 많이 다치게 하는 종교가 존재해야 하는가" "사우디 성지순례 압사사고,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사우디 성지순례 압사사고, 종교가 사람을 다 죽이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