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이 되기까지 ‘피터’의 이야기…어린이는 물론 어른까지 사로잡기 충분
비밀을 알기 위해 조금의 지루함을 견뎌라
후크의 또 다른 면모와 피터팬과의 뜻밖의 우정
[MBN스타 여수정 기자] 피터가 어떻게 ‘팬’이 됐고 어떻게 네버랜드에 갔으며, 후크, 검은수염과 어떤 인연이 있었고 왜 서로를 미워하게 됐는가 등 ‘피터팬’ 속에는 해답도 주지 않고 그저 베일에 가려지기만 했던 숨은 이야기들이 있었다. 궁금했지만 아무도 알려주는 이 없었고, 때문에 섣불리 궁금하다 물어볼 수 없었던 피터팬의 숨은 비밀이 비로소 베일을 벗게 됐다.
영화 ‘팬’은 누구도 몰랐던 피터팬의 이야기를 담아, 보는 이들이 궁금했을 법한 이야기부터 차근차근 시작한다. 원작과 ‘팬’을 연출한 조 라이트 감독의 생각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 또 다른 피터팬 전설의 시작을 알렸다. 이에 조 라이트 감독은 “2015년을 위한 피터팬이다. 우리가 아는 이야기를 완벽히 재창조했다. 피터팬의 초창기 이야기이며, 전설적 영웅이 아름답고 원대한 세계로 여정을 떠나는 시작점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 사진=포스터 |
‘팬’은 추가된 이야기 외에도 볼거리가 풍성하다. 그저 피터의 적 인줄만 알았던 후크의 또 다른 면모와 두 사람의 뜻밖의 우정, 원작에서 단 한 줄로 소개되었던 검은수염을 미워할 수 없는 악역으로 존재감 있게 그린 휴 잭맨의 연기, 한국배우 나태주의 수준급 액션연기 등 다양하다. 가장 집중해야 될 부분은 그린스크린이 아닌 실제 촬영장에서 촬영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조 라이트 감독과 제작진은 영국의 워너 브러더스 리베스덴 스튜디오, 카딩턴 스튜디오 격납고에 음울한 런던 고아원, 네버우드 채석장, 원주민들의 트리 마음, 실제 크기의 해적선 두 척, 인어의 호수 등 모두 지었다. 이는 세계 모든 아들, 딸, 어른의 마음속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 조 라이트 감독의 배려이자, 출연 배우들 안의 어린아이들 세계 창조를 위한 노력이었다. 모두의 노력이 깃든 만큼 ‘팬’ 안의 세계는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던 모든 걸 현실감 있게 구현해냈다.
특히 ‘팬’의 가장 중심이 되는 공간인 네버랜드는 보는 내내 감탄을 안긴다. 하늘을 나는 해적선과 네버버드, 기억나무, 수중 회상, 세 마리 인어 등 어릴 적 읽었던 ‘피터팬’을 보고 상상했을 법한 이미지와 감독이 새로이 추가한 이미지가 섞여 취향을 저격했다.
후크는 나쁘고, 피터는 착해 등 선과 악의 확실한 구분이 있기보다는 ‘팬’에 등장하는 모든 이들은 다 불완전하다. 주인공 피터 역시 부족한 부분이 있고 악인인줄만 알았던 후크는 생각보다 로맨틱한 면모로 등장인물들을 구분 짓지 않게 돕는다. 때문에 쉽게 즐길 수 있고 미처 몰랐던 피터의 이야기가 더욱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끝날 듯 말 듯 보는 이들의 애간장을 녹이는 대결 장면이 조금은 지루해 피터의 비밀을 알기 위한 대가를 치르게 한다. 오는 8일 개봉.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