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주연 기자]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3’가 7년 만에 새 단장을 했다. 오랜만의 개편인 만큼, MC진과 패널들도 재정비를 했고 프로그램의 상징이었던 사우나복도 던져버렸다. 그러나 야심찬 출발과 달리 시청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오히려 이전 포맷에 대한 그리움을 토로하는 시처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8일 방송된 ‘해피투게더3’에서는 MC 유재석, 박명수 이외에 전현무, 조세호, 김풍이 새롭게 합류했다. 조촐했던 사우나실을 벗어나 드넓은 스튜디오에서 오프닝을 열었고 MC들은 친근했던 사우나복과 가발을 벗고 깔끔하게 작업복을 차려 입었다.
이날 MC들은 게스트가 등장하기에 앞서 ‘물건을 보면 그 사람의 인생이 보인다’는 모토 아래 물건들을 뒤적이고 정리했다. 주인공은 개그맨 지석진과 가수 리쌍의 개리였다. MC들은 지석진의 가족사진, 통장, LP음반 등과 개리의 권투 글러브, 스케이트보드, 팝아트 작품 등 물품을 보며 두 사람에 대해 알아나갔다.
코너는 총 2가지로 나뉘어 진행됐다. 첫 번째는 ‘100물 100답’이었다. 게스트가 물건에 대한 퀴즈를 내면 해당 물건을 찾는 방식이었다. 열심히 찾더라도 주인이 정답자에게 내주고 싶지 않다면 기회가 날아간다는 웃음 포인트가 숨어 있었다. 두 번째는 ‘애애모물’이었던 컨베이어 벨트에 물건들이 지나갈 때 버리고 싶지 않은 것들을 다시 수거하는 방식이다.
해당 물품과 관련된 토크도 함께 진행됐다. 지석진은 중국의 국민 가수 광량에게 듀엣 제안을 받은 사연을 들려줬고 개리는 자신의 작곡노트에 대한 진심과 복싱 글러브에 얽힌 故최요삼 선수와의 추억을 이야기했다. 지석진과 개리가 처분한 물건들은 재활용됐다. 지석진의 낡은 이불을 개 담요로 사용됐고, 개리의 오래된 TV는 아이들의 공부방에 놓여졌다.
여러 가지 시도에 도전했으나 ‘해피투게더3’의 첫 걸음은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은 유재석 1인 체제의 진행으로 돌아가다 보니, 나머지 MC들의 역할이 모호하고 불분명했으며 조세호와 김풍은 시종일관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타들이 물품 정리를 프로그램에 맡긴다는 점에서 ‘냉장고를 부탁해’의 또 다른 버전 같다는 소소한 의견들도 있었다. 사우나복을 벗었지만, 이를 뛰어 넘을만한 매력적인 포맷은 아니라는 쓴 소리도 많았다.
그러나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 이날 MC들의 자체평가에서 전현무를 비롯해 MC진들은 시청률이나 시청자 평가에 대해 두려워하는 모습이었다. 제작진 또한 자막을 통해 조언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7년 만의 콘셉트를 하루아침에 안정적으로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MC진의 합과 개개인의 평가, 콘셉트의 유지 여부 또한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사우나복을 그리워하는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어떻게 돌려놓을지가, ‘해피투게더3’의 앞으로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박주연 기자 blindz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